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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갤S5' 조기출시로 삼성전자 뒤통수 친 'SK텔레콤'

최민지 기자 기자  2014.03.27 14: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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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동통신 3사가 27일 오후부터 갤럭시S5를 출시한다고 일제히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갤럭시S5 조기 출시를 강하게 부인했던 삼성전자(005930)의 입장은 난처해졌습니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내달 11일 갤럭시S5를 글로벌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26일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직접 국내 출시 일정이 앞당겨질 계획이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었죠.

이 같은 삼성전자 공식 입장은 이통사 발표로 하루 만에 무색해졌습니다. SK텔레콤(017670)은 이통3사 중 처음으로 갤럭시S5를 조기 출시하겠다고 27일 밝히면서, 이번주 초부터 떠돌던 갤럭시S5 조기출시설이 사실화됐습니다.

삼성전자와 통신사 간 힘겨루기에서 SK텔레콤이 갤럭시S5 조기 출시를 단독 결정하는 초강수를 띄운 것입니다. SK텔레콤의 갤럭시S5 출시가 확정되자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도 뒤따라 이날 오후부터 갤럭시S5 판매에 돌입하겠다고 전했습니다.

   27일 삼성전자는 26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삼성 갤럭시S5 월드투어' 행사를 열고 갤럭시S5를 공개했다. 반면, 이날 국내 이통3사는 갤럭시S5를 출시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이통사의 단독 결정으로 알려졌다. ⓒ 삼성전자  
27일 삼성전자는 26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삼성 갤럭시S5 월드투어' 행사를 열고 갤럭시S5를 공개했다. 반면, 이날 국내 이통3사는 갤럭시S5를 출시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이통사의 단독 결정으로 알려졌다. ⓒ 삼성전자
이번 이통3사의 갤럭시S5 조기 출시에 대해 삼성전자는 당황스럽고 유감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통사가 임의로 갤럭시S5 판매를 27일부터 개시했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SK텔레콤 또한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있는데요. SK텔레콤 관계자는 "제조사 협의 없이 단독 결정한 사항이 맞다"며 "고객들에게 제일 빨리 갤럭시S5를 전달하기 위해 단독 의사 결정해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단말 물량이 들어와 판매 개시한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내달 11일 출시를 요청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단말 물량이 제조사로부터 들어오는 즉시 판매가 됐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이번에도 제조사로부터 갤럭시S5 단말 물량을 공급받았기 때문에 판매결정을 내렸다는 것이죠.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국내 이통3사에게 제품 출시 전 사전예약 판매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 물량을 공급했었지만, 이는 판매를 위한 물량은 아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완력싸움 중 SK텔레콤이 그동안의 이통사 행보와 반대되는 움직임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이통사가 삼성전자 눈치를 보는 실정이었지만, 이번에는 SK텔레콤이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SK텔레콤이 삼성전자의 요청을 등지면서까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초 삼성전자가 발표한 출시일 4월11일은 SK텔레콤 영업정지 기간에 해당합니다. 1등과 최초를 부르짖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경쟁사를 통해 처음 갤럭시S5가 소개된다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SK텔레콤 영업정지 기간은 내달 5일부터 5월19일까지인데요. 만약, 내달 11일에 갤럭시S5가 출시된다면 SK텔레콤은 한 달 이상 해당 단말을 정상적으로 판매할 수 없습니다. 조기 출시에 따라 SK텔레콤은 영업정지 시작 전 갤럭시S5를 단독으로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가입자를 모집할 수 있다는 강점을 얻게 됐습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이통3사 중 50%가 넘는 가입자 점유율을 차지하는 1위 이통사이기에 삼성전자도 이번 조기 출시를 크게 제지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을 보탰습니다.

SK텔레콤 결정에 따라 삼성전자는 KT와 LG유플러스에도 갤럭시S5 판매물량을 공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에서 공급받은 기존 단말 물량과 함께 27일 오전에 추가 제공받은 단말 물량을 이날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갤럭시S5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는데요.

SK텔레콤의 설명을 빌리면 전국 3000여 SK텔레콤 매장과 온라인 공식 대리점 T월드 다이렉트를 통해 갤럭시S5를 구매할 수 있다고 하네요.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날 오후부터 판매 물량을 공급받습니다. KT는 27일 올레닷컴에서 오는 28일 전국 올레매장에서 갤럭시S5를 만날 수 있다고 하네요. LG유플러스에서는 27일 오후부터 공식 온라인 채널 'U+Shop'과 전국 U+스퀘어 매장을 통해 갤럭시S5 구입이 가능합니다.

이와 관련 갤럭시S5 글로벌 출시 역시 앞당겨질 가능성도 점쳐지는데요. 글로벌 출시가 국내 이통사의 조기 출시로 파행된 만큼 삼성전자가 해외사업자들의 조기 출시 요구를 거절할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