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하나SK카드가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진행 중인 노조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지난 1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임단협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자 '지주사가 계열사에 경영에 간섭하고 있다'는 노조의 강한 주장 때문인데요.
노조 측이 들고 나온 것은 SK텔레콤과 하나SK카드가 진행했던 '휴대폰 단말기 할부대금 채권 사업'입니다. 노조 측은 이 사업이 하나SK카드에 3년간 1384억원의 이익을 가져다줬고 하나은행 및 하나대투증권에서도 시너지효과를 냈던 사업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데요.
이러한 이익 사업을 지난해 레버리지 규제로 사측이 중단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노조 측은 사업을 중단하는 과정에서 하나SK카드가 SK텔레콤에 사업중단과 관련한 부분을 내용증명으로 일방 통지하는 바람에 신뢰가 깨져 어떤 시너지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 노조는 이러한 주장을 담은 공문을 하나금융지주 및 하나SK카드 측에 전달했는데요. 하나SK카드 측은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레버리지 규제로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더군다나 노조가 현재 다방면에서 제휴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SK텔레콤과의 '신뢰'까지 거론해 당황스러운 상황인데요.
논란의 중심에 있는 '휴대폰 할부채권'은 하나SK카드가 SK텔레콤이 휴대폰을 할부로 구매하는 단말기 대금의 채권을 사들여 하나대투증권 등을 통해 유동화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수익을 얻은 사업입니다.
그러나 금감원이 레버리지 규제를 6배로 강화하면서 하나SK카드는 더 이상 사업을 유지할 수 없게 됐습니다. 2012년 2월 기준 레버리지 비율이 14.7배까지 커져 당장 사업을 중단하고 남은 채권을 해소해야 유예기간인 2015년 12월까지 기준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이 사업은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로 넘어가게 됐죠.
하나SK카드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사업을 중단하고 남은 채권을 해소해야 내년 12월까지 레버리지 비율을 5.9%에 맞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조가 주장하는 book-off방식은 이론적으로 맞지만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헐값에 팔아야 하는 등 위험부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임단협 과정에서도 사측과 계속 어긋나고 있는데요. 노조 측의 말을 빌리면 하나SK카드는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전체가 시행 중인 미사용연차수당지급, 특별휴가 5일 부여, 창립기념일 축하금 등을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동훈 하나SK카드 노조위원장은 "사측과 몇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조 측의 요구사항을 전혀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하나SK는 현재 미사용연차수당지급, 창립지급 축하금 등을 지급하지 않고 있어 하나금융그룹 내에서 복지수준이 최저"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이미 하나SK카드는 연차수당 등 근로기준법을 어긴 부분에 대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넣고 고소를 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했는데요. 임단협에 대해서도 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이번 주 신청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사측도 이러한 노조의 행동에 '할말'이 있다는 입장인데요. 올 초 카드업계 개인정보 유출 여파에 따라 각 부서가 정신없이 바쁜 상황에서 노조에 교섭 일정 등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노조가 일방적으로 교섭을 진행하고 '사측이 불성실한 자세를 보였다'고 주장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임금이 타 카드사와 하나금융지주 타 계열사에 비해 적을 수 있지만 이제 회사가 5년차에 접어들었고 지금까지 큰 이익을 내지 못한 만큼 임금 인상 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올초 카드업계 정보유출 사태와 TM중단 등의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노조와 협상을 진행하려고 노력했는데 임단협을 위해 노조가 억지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외환카드와 통합을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갈등이 불거져 일부 노조원들은 노조의 움직임에 반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이어진 상황을 전했습니다.
올 초부터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타격에 외환카드와의 통합 진통, 노조와의 갈등 등 하나SK카드는 차가운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하반기에는 고객 신뢰 회복과 더불어 노조와의 갈등도 하루 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