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누락' 세종시 모아미래도 '을의 횡포'

7억 가불 안 해주자 15억 공사비 증액 요구

[프라임경제] 모아미래도의 철근 배근 부실시공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공사인 모아종합건설이 두 차례 공식사과했지만 예비입주자들은 냉랭하다 못해 소송까지 불사할 태세다.

모아종합건설이 문제의 청화기업(광주광역시 북구 설죽로 소재)과 하도급 계약을 맺게 된 것은 지난해 1월 말.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주로 하는 청화기업은 지명경쟁 입찰방식으로 기존 협력업체 4개사 및 신규 업체 3개사와 경쟁을 통해 선정됐다.

이후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청화기업은 지난해 1월31일 모아종합건설과 세종시 1-4생활권 L5·L6·L7·L8블록에 들어설 모아미래도 아파트에 대한 하도급계약을 체결했다.
 
두 기업 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건 청화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되면서부터다. 그해 7월 청화기업은 유동성 위기로 직원 임금까지 주지 못하게 되자 모아종합건설에 7억원 가불을 요청했다.

정부세종청사 뒤편 도담동 1-4생활권에 건립 중인 모아미래도 조감도. ⓒ 모아종합건설

사정은 딱했지만 모아종합건설 또한 수억원에 달하는 큰돈을 선뜻 빌려주기는 힘들었다. 이에 모아종합건설은 2개월 뒤 선급금 명목으로 청화기업 측에 3억원을 건넸고,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 했다.
   
이와 관련 모아종합건설 관계자는 "계약체결 후 2013년 7월경부터 철근과 거푸집 작업 관계사에 청화기업의 임금체불이 발생했다"며 "청화기업이 가불금 7억원을 신청했지만 지급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지급하지 않았고 9월경 선급금 3억원을 지불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러나 청화기업의 착취는 수개월 간격으로 계속됐다는 게 모아종합건설의 주장이다. 청화기업은 그해 11월 모아종합건설 측에 현장식대 1억원가량을 가압류 통보한 데 이어 이듬해 1월에는 공사대금 약 8억원 가압류 통보와 골조공사 완료 명목의 15억원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다는 것.

참다못한 모아종합건설은 2014년 1월 약 5억2000만원 정도의 청화기업 체불 노임을 대신 직불 변제하고, 당월 29일 청화기업과 연대보증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화기업은 수차례에 걸쳐 계약 외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다고 한다. 심지어 청화기업은 모아종합건설 측에 "모아미래도 아파트에 철근을 덜 넣었다"며 부실시공을 무기로 한 협박에까지 이르렀다. 

모아종합건설이 철근 배근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도 이때쯤이다. 자체 전수조사를 진행하던 모아종합건설은 청화기업이 일러준 곳을 중심으로 비파괴검사를 시행, 철근 배근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련의 사건에 대해 모아종합건설 측은 "행복한 보금자리를 꿈꾸며 입주를 손꼽아 기다렸을 입주예정자들이 느꼈을 놀라움과 상심을 생각할 때 커다란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 숙여 사죄했다.

아울러 모아종합건설은 이번 철근 배근 부실시공에 대해 "수십층 높이로 들어서는 아파트 공사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가기관 구조진단 결과와 시정 지침이 나오는 대로 아파트 안전에 한 치 문제가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입주예정자 측은 모아종합건설의 거듭된 사과에도 불구, 안전성 문제를 들어 계약해지 소송을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계약해지는 어렵지만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모아종합건설 귀책사유로 인해 준공이 제때 되지 않아 입주지정기간 종료일로부터 3개월 내 입주할 수 없게 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구조적 문제가 없도록 보강조치 하고 준공기간까지 맞췄다면 계약해지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손해배상 청구는 할 수 있다는 견해다. 철근 부족이 확인된 이상 재시공이 불가능해 철근값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가능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