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제그룹, 다소 생소한 이름이죠. 하지만 한때는 계열사 스물한 곳을 거느리며 재계서열 7위까지 한 기업입니다.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프로스펙스'가 바로 국제그룹 브랜드였는데요. 현재는 한일그룹에 흡수된 상태입니다.
그런 국제그룹이 또 다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데요, 이유인 즉 고 양정모 국제그룹 회장의 서울 성북동 집이 경매법정에 나온 까닭이었습니다.
양 회장의 장남 희원 씨 명의인 이 집은 서울 성북동 15의 2에 위치한 고급 단독주택으로, 다음달 2일 법원경매로 넘어간다고 합니다.
일단 주택규모는 마당을 제외한 건축물만 777㎡(옛 235평)로, 성북동 고급주택 중에서도 비교적 넓은 편이라고 하는데요. 경매 감정가만 73억8353만원이라고 하니 짐작이 가고도 남을 만합니다. 실제 지금까지 경매시장에 나온 성북동 고급주택 중에서도 규모와 가격면에서 단연 1위라고 하네요.
서울 성북동서 나온 단독주택 경매물건 중 역대 최고 감정가를 기록한 고 양정모 국제그룹 회장 저택. ⓒ 지지옥션 |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되찾은 집이 어쩌다 다시 남의 손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을까요. 이는 담보 때문이었습니다. 희원 씨는 이 집을 담보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푸른상호저축은행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총 27억여원을 빌렸다고 하는데요, 원금은커녕 이자까지 갚지 못해 결국 경매시장에 넘어갔다고 합니다.
다만, 등기부등본상 채무자가 아이씨씨코퍼레이션인 점을 고려해 봤을 때 이곳의 대표인 희원 씨가 회사경영이 어려워지자 집을 담보로 잡혔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최근 경매법정에 등장한 재벌 소유 부동산은 이뿐만 아닌데요. 지난 1월에는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 일가가 거주하던 고급빌라가 법원경매에 나왔었습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고급빌라 밀집지역에 위치한 이 주택은 백 회장 부인의 명의로, 최초 감정가격만 15억원이었는데요.
눈에 띄는 것은 이 주택의 이전 주인 또한 김현철 삼미그룹 회장이었다는 점입니다. 삼미그룹 부도 이후 경매에 나온 것을 백 회장이 낙찰 받은 것이지요.
수백억원대 부실·불법 대출 혐의로 징역 4년형이 확정된 채규철 도민저축은행 회장 소유의 주택도 경매에 부쳐져 지난 1월 낙찰됐습니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채 회장 소유의 빌라 두 채는 각각 12억원, 12억2000만원으로 3번 유찰 끝에 6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종환 밀리오레 대표 소유의 자택이 경매 매물로 나왔는데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유 대표 소유의 집은 60억6966만200원에 지난해 말 경매에 부쳐졌습니다.
최근 사례 외에도 재벌가 집이 경매로 넘어간 일은 비일비재했는데요. 2012년에는 두산가 일원이던 고 박용오 전 성지건설 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이 경매 물건으로 나왔고,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성북동 자택 역시 같은 해 경매법정에 등장했습니다.
2008년에는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소유의 서울 신문로 단독주택이, 2007년에는 김중원 전 한일그룹 회장 소유의 서울 역삼동 단독주택, 범양식품 박승주 전 회장 일가의 성북동 단독주택이 각각 경매됐습니다.
이에 앞서 2003년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살던 서울 방배동 자택이, 2002년에는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의 서울 장충동 자택이 각각 경매에 부쳐진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