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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말리부 디젤' 폭발적 가속력…안전감도 잡았다

연비·순간가속력 탁월…2014 중형시장 'LF쏘나타'와 정면 맞대결

전훈식 기자 기자  2014.03.25 0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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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 주행에서의 말리부 디젤은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아도 차체가 앞으로 튀어 나갈 만큼 폭발적인 주행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 한국GM  
고속 주행에서의 말리부 디젤은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아도 차체가 앞으로 튀어 나갈 만큼 폭발적인 주행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 한국GM

[프라임경제] 국내 소비자들의 오랜 기다림 속에 출시된 말리부 디젤이 초반부터 만만치 않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최근 디젤 엔진을 탑재한 준중형 세단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가장 인기가 많은 중형 세단에선 좀처럼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등장한 말리부 디젤은 전체적인 주행 성능 측면에서 향상된 모습으로 새로운 중형 세단의 강자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연 고객 기대를 부응할 수 있을지 말리부 디젤 주행 성능을 지난 19일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시승코스는 강원 홍천에서 한계령까지의 오르막을 포함해 강릉까지 이어지는 약 130km의 국도 구간이다.

지난 6일 국내 공식 출시된 말리부 디젤은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이다. 경쟁 모델로는 i40(현대차), 파사트(폭스바겐) 등이며, LF쏘나타(현대차)와의 경쟁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말리부 디젤은 디젤엔진과 변속기만 바뀐 차종으로, 내·외관 디자인은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지만, 시장 기대치에 부응하는 연비와 합리적 가격대가 가장 큰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특히, 글로벌GM 독일 자회사인 '오펠(Opel)'이 생산한 2.0 디젤엔진이 2세대 아이신(AISIN) 6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화를 이루면서 한 단계 향상된 주행 성능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높은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합리적 가격 매력…연비도 기대이상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켜면 디젤 특유의 묵직한 배기음과 진동이 온몸에 울려 퍼진다. 공회전에도 소음이나 진동이 거슬리긴 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한 일반 수입차와 비교하면 결코 뒤지지 않았다.
 
오펠에서 생산되는 디젤 엔진은 직접연료분사 방식의 2.0리터 4기통 첨단 터보로, 최고출력 156마력과 실용 주행구간(1750~2500rpm)에서 35.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엔진음을 충분히 감상하고 가속페달에 발을 얹자 시원스럽게 내지르는 주행성능이 인상적이다.

저속에서 초반 가속성능은 국산 SUV와 비교해도 약간 무거운 느낌이었지만,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 묵직한 엔진음과 함께 고속영역까지 꾸준히 속도가 증가한다.

변속기는 자동변속기를 수동 기어로 변환하려면 레버를 한 단계 더 밑으로 내리며 변속 레버 위에 자리한 버튼을 눌러 기어를 조작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방식과 달라 낯설다. 또한 수동에서 자동으로 조절할 때 변속 레버를 위아래로 밀어야 하니 불편하다.

한계령 휴게소로 향하는 오르막 곡선 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자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속력이 올라갔다. 구불구불한 곡선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쏠림현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한계령 정상에서 마친 1차 시승 평균연비는 11.7km/L. 직선구간에선 급가속을 거듭했고 오르막에서 조금 역동적인 주행을 감안한다면, 공인연비(13.3km/L)과 비슷한 수준의 결과라고 느껴진다.

◆오버부스트 가속력…안정감도 뛰어나

2차 시승 코스는 와인딩이 심한 한계령 내리막길부터 시작됐다. 변속감이나 동력전달 반응이 여느 수입 디젤세단에 뒤지지 않아 다이내믹한 다운 힐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여기에 조금 불안하게 느껴졌던 핸들링이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물론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115kg나 증가한 공차중량으로 인해 언더스티어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고속도로에서의 주행은 말리부 디젤의 동력 성능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다.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아도 차체가 앞으로 튀어 나갈 만큼 폭발적인 주행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무엇보다 순간 가속력의 경우 시트를 뒤로 젖히는 듯 온몸을 짜릿한 쾌감으로 사로잡았지만, 이러한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도 매우 훌륭했다. 특히, 가속 페달을 밟자 오버부스트 기능으로 인해 순간 가속도를 올릴 수 있었고 어렵지 않게 추월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탄탄한 서스펜션도 차의 신뢰도를 높였다. 무거워진 차체에도 불구하고 고속에서 이뤄진 코너링에서도 최소한의 흔들림과 쏠림으로 안정적인 핸들링이 가능했다. 그렇다고 스티어링 휠이 무겁지도 않다. 고속주행에서 이뤄진 브레이크 능력도 순식간에 놀라운 제동력을 자랑하며 차체를 도로에 밀착시켰다.

상당부분 고속으로 주행한 2차 시승에서의 연비는 15.7km/L를 기록했다. 말리부 디젤의 뛰어난 실주행 연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복합연비가 13.3㎞/L(도심 11.9㎞/L·고속 15.7㎞/L)인 것을 감안하면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이다.

다만 NVH(진동소음)은 단점으로 지적되기 충분했다. 물론 고속에서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저속에서의 느껴지는 NVH는 엔진 부밍음뿐 아니라 지면과 타이어에서 마찰되는 소음, 풍절음 등이 심한 편이다.

한편, 말리부 디젤 가격(자동변속기 기준)은 LS디럭스가 2703만원, LT디럭스는 292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