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현 기자 기자 2014.03.24 09:46:21
[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S5'의 성공을 목적으로 고가정책을 포기하고 시장 장악에 박차를 가할 움직임을 본격화해 진행 과정과 향후 시장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자 애플의 앞마당인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이동통신사 AT&T는 21일(현지시간)부터 갤럭시S5 예약판매를 시작했는데 세금을 포함하면 약 80만원 정도의 실제 출고가가 예상된다. 대만에서도 비슷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에서 갤럭시S5 등의 체험행사를 실시,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22일부터 삼성디지털프라자와 이동통신 3사 대리점 등 45개 매장에서 진행된다. 신제품 출시 전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국내외 체험행사를 실시하는 것은 처음이며, 삼성전자가 그만큼 갤럭시S5의 흥행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내심을 반영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원가경쟁력 통한 경쟁 의중" 분석 치킨게임?…목표는 시장재편
이런 움직임에 대해 갤럭시S4가 다소 부진했던 원인을 분석,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라는 해석이 우선 제기된다. 아울러 원가경쟁력을 기반으로 가격을 무기로 삼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홍보모델이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전시 중인 삼성전자 갤럭시S5 등을 시연하고 있다. ⓒ KT |
부품 수직계열화와 연간 3억대를 넘는 '규모의 경제' 보유 등을 무기로 삼는다는 것인데 반도체 영역 등에서 '치킨 게임'을 벌여 경쟁자들을 제압한 성과를 거둔 바 있는 점을 연상케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삼성전자의 변화 조짐은 눈앞의 갤럭시S5 문제보다 향후 스마트폰 시장 재편에 있다며 보다 큰 틀에서의 해설을 내기도 했다.
WSJ은 "고급 스마트폰의 수익이 줄어들면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긴 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재편될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삼성전자가 치킨 게임을 벌여 시장을 재편하려 한다는 시각인 셈이다.
◆애플 쫓는 삼성전자, 원가경쟁력 계열사 등 지원 지속력 관건?
원폰 전략을 고집했던 애플의 움직임이 바뀐 점도 삼성전자의 이 같은 변화를 자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 보급형 모델을 출시하며 고삐를 당기고 있다. 삼성전자도 중저가 라인업을 보강하는 한편 우수한 제품을 내놓는 고급 메이커라는 시장의 기대를 끊임없이 반영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이처럼 가격을 포인트로 앞세운 경쟁을 할 경우 삼성전자에 불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애플은 공장을 보유하지 않아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대비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 출시 전략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부품 수직계열화와 자체 공장을 기반으로 시장의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춘 기업이라는 점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이렇게 갤럭시S5에서 '다걸기'에 나선 것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지난 번 영업이익 쇼크처럼,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수익성 문제가 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들의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품을 납품하는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이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은 것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정체의 직격탄을 맞은 효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갤럭시S5 전략이 시장에서 성공하게 되면 지난해 시장 악화와는 외형적으로 다른 상황이 된다. 다만 원가경쟁력을 과도하게 추구하면, 이는 부품업체에 대한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실적 쇼크를 가져온 상황 못지 않게 계열사 등에는 똑같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그룹 전체를 관통하는 이슈가 된다는 측면에서 살필 과제인 셈이다.
삼성 계열사들이 대삼성전자 의존도 조정을 염두에 두고 기존 사업뿐 아니라 신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짤 가능성과 삼성전자의 원가경쟁력이라는 두 가지 함수가 어느 구간까지 '윈윈'으로 공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