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주말 글로벌증시는 우크라이나 우려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번 주에도 경기지표와 크림반도 합병 논란 등 대외 이슈가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증시 역시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지표와 1분기 기업실적에 따라 향방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관망세 속에 하루 만에 소폭 내림세로 돌아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일대비 0.17% 내린 1만6302.77로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0.98% 밀린 4276.79를 기록했고 S&P500지수 역시 0.29% 하락한 1866.52로 거래를 마쳤다.
◆금주 쏟아질 美 경제지표 주목
이날 뉴욕증시는 개장 초 상승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주말을 앞두고 크림반도 합병과 관련 러시아와 서방세계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주간 대비로는 다우존스 산업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 S&P500지수 모두 전주 대비 0.7~1.5% 오름세를 기록했으나 상승폭은 다소 주춤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반도 병합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하자 유럽연합(EU)과 미국이 러시아 인사들에 대한 추가 자금동결 및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프랑스는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보류를 선언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다만 유럽증시는 미국의 경기지표 호조와 아시아증시의 반등이 시장을 움직였다. 같은 날 영국 FTSE 100지수는 전일대비 0.23% 상승했고 독일 DAX 40지수와 프랑스 CAC 30지수도 각각 0.50%, 0.17% 올랐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 50지수 역시 0.27% 상승세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역시 미국 경기지표 결과가 시장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국내증시는 우호적인 대외 환경 속에서 낙관적인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개인소득과 주택가격 지수, 내구재 수주,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과 성장률(확정치), 소비자심리지수 등이 잇달아 발표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시장 눈높이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에 이번 주에도 경제지표 호전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코스피는 200일선인 1950선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종목별로는 가격 부담이 커진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 대신 저평가 매력이 큰 대형주 강세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미국 경제지표가 한파와 폭설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선진국 중심 경기에 대한 부담이 줄고 있다"며 "중국 관련 우려가 남았지만 최근 중국정부의 움직임이나 과거 경기부양 사례를 참고하면 추가 부양책을 기대할 수도 있어 오히려 상승 모멘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소형주 전성시대 '끝물'?
이에 반해 내달까지는 국내증시에서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기업실적이 하향조정되고 있고 매년 4~5월 집중되는 노동계의 춘투(춘계투쟁)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안감 등이 작용하고 있어 내달까지는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지난 10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유출되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을 못 느낀다는 증거지만 확실한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다. ⓒ 네이버 증시 캡처 |
한편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지난주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은 지수 하락의 주요원인으로 꼽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21일까지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7115억원이었다. 그러나 기관이 받은 물량은 4900억원 정도로 외국인 매도 압력이 시장을 지배했다.
문제는 외국인 이탈 현상이 특별한 이유 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아시아 주요 9개국 가운데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시장에는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지속됐다. 반면 한국과 베트남에서는 자금을 뺐다. 대부분 아시아 신흥국에 외국인 자금이 몰렸지만 유독 한국시장은 외면받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부터 아시아국가의 외국인 순매수는 계속되는데 한국에서는 반대로 순매도가 이어지는 '탈동조화'가 나타났다"며 "한국기업들의 성장 둔화가 근본 원인이 아닐까 미뤄 짐작할 뿐이지만 외국인이 국내시장에 투자매력을 못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