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3곳 이상의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빚이 지난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다중채무자 1인당 빚은 1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다중채무자의 대출액은 312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조원이 늘었다.
다중채무자의 대출은 2010년 281조원에서 2011년 307조5000억까지 늘고서 2012년에는 306조8000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다중채무자 수는 325만명으로 1년 전보다 3만명이 줄어 2년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국민행복기금 등 정부 지원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다중채무자 1인당 대출액은 작년 말 현재 9620만원으로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다중채무자 1인당 대출액은 2010년에는 8830만원이었으나 2011년 9180만원, 2012년 9260만원으로 늘어났다.
다중채무자 가운데는 자산과 신용이 탄탄한 계층도 있지만 은행·저축은행·대부업체 등을 전전하며 빚내서 빚을 돌려막는 취약계층이 다수 포함돼 있다.
실제 작년 6월 현재 다중채무자 중 저신용자는 32.7%, 중신용자는 37.4%를 차지했다.
또한 수입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는 과다채무 가구가 늘어난 데다 최근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의 대출 증가율이 늘어났으며, 가계의 대부업체 대출도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표본조사인 '가계 금융·복지 조사'를 분석한 결과,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 비율(DRS)이 40% 이상인 가구는 작년 3월 현재 전체 가구의 11.1%인 것으로 추정됐다. 2012년 3월에는 8.7%였다.
또 가계대출 가운데 보험, 저축은행, 상호금융, 대부업체 등 비은행권 대출 비중이 작년말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은행이 가계 대출의 돈줄을 죄면서 풍선효과로 비은행 금융사의 대출 증가세가 크다"며 "은퇴후 자영업에 대거 나선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빚 문제가 악화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