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20일 서울 금천구청에서 펼쳐진 청소년 뮤지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대'.
그 아름다운 무대 뒤에는 피땀 흘려가며 연습한 아이들과 이들의 열정을 아낌없이 지원한 사람들이 있었다. 2007년 비영리법인으로 설립된 사단법인 문화예술교육협회(이사장 허찬영·이하 문화예술교육협회)는 예술전문인들의 재능 나눔과 예술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이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연구·보급한다.
이와 함께, 공연예술 전문인력과 예술교육지도자를 양성하고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업력을 인정받아 재작년인 2012년 사회적기업이 된 문화예술교육협회. 20일 허찬영 이사장을 만나 현황을 살펴봤다.
◆뮤지컬 교육 '해피뮤지컬스쿨' 7기 수혜자 630여명
인터뷰 장소는 분당서울대병원이었다. '문화예술교육'이 가진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곳이다. 이는 허 이사장이 성형외과 의사이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성형외과 조교수를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허 이사장은 "뜬금없이 의사가 이런 일을 한다는 게 의아할 수도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사람마다 각자의 가치관이 있지요. 저도 제가 가진 소양과 사명을 바탕으로 봉사할 길을 모색하다 이 길로 접어들게 됐습니다. 의료적 재능 기부자들은 제한되지만, 문화예술은 누구나 재능 기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인종·성별·나이 등 모두 상관없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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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해피뮤지컬', 'Book뮤지컬' 활동 모습. ⓒ (사)문화예술교육협회 |
그는 문화예술교육협회의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사업적인 부분은 김복녀 대표가 담당하며 총 14명의 직원이 함께한다. 아울러 각 분야 전문가·멘토링 학생 봉사자는 무려 200여명에 달한다.
초창기 뮤지컬 예술분야 종사자들이 모여 자연스레 형성된 문화예술교육협회는 청소년문화예술진흥사업 가운데 하나의 형태로 자리했다. 시간이 흘러 다른 분야의 동료도 늘어났고 사업을 확장해 청소년교류사업으로 넓히는 중이다.
여러 프로그램 중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해피뮤지컬스쿨'은 문화예술교육협회가 설립된 이래 올해 7기를 맞이한다. 이는 끼와 재능이 있음에도 펼칠 여건이 안 되는 청소년들을 위해 뮤지컬계 전문가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지는 뮤지컬교육이며 630명의 수혜 학생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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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동생만들기' 프로그램은 육사 21명·서울대 의대생 9명·경찰대생 30명 총 60명의 멘토와 서울 ·경기 중학생 6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 (사)문화예술교육협회 |
이와 함께 'Book뮤지컬'은 대본·음악·안무를 직접 체험하며 이를 이해하고, 학습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뮤지컬 공연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년 동안 10여개의 중학교와 교과연계했으며, 현재 학교에서 교육도구로 쓸 수 있게끔 좀 더 재밌고 간편하게 만들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진로연계 부문으로 대구시교육청에서는 160명씩 6차를 진행해 총 960명이 거쳐가기도 했다.
이 같은 뮤지컬 교육은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 △자기 주도적 문제 해결 방법 능력 △자신감과 리더십 향상 등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교유관계를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허 이사장의 설명이다.
◆'지속성' 있는 봉사활동…가족보다 가족 같은 멘토·멘티
"협회 학생 중 평양에서 온 17살 난 새터민 자녀가 있었어요. 똑똑하고 활동적인 아이로 북한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죠. 그러다 헤어진 어머니를 찾는 사연을 알게 돼 우리가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조금이라도 더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처럼 소외를 겪는 계층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다는 허 이사장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문화예술 재능기부와 상호 소통으로 음악을 가르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허 이사장은 문화예술교육협회의 차별화된 점은 '지속성'이라고 강조하며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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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찬영 이사장은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 하영인 기자 |
일회성, 단기성에 그치는 봉사활동이 아니라 재능기부자들이 함께하는 '진로직업 멘토링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인 '형동생 만들기' '꿈트리' 등으로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역설이다.
이는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모두 바쁜 와중에도 자기 시간의 10% 이상을 할애하는 만큼 친구를 만들고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가족 같은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부연이다.
이런 이유로 교육생 중 협회에 취직해서 후배들을 관리하거나, 봉사하다가 휴학계를 내고 협회에서 활동하며 자기 진로를 재설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훈훈한 인터뷰에 끝인사를 요청할 즈음 그는 먼저 이런 말을 전했다.
"제게 봉사는 낙입니다. 이로 인해 항상 즐거운 에너지가 샘솟죠. 어느 분야든 누구나 지향하는 세계는 다들 똑같습니다.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해요. 그렇게 동적인 사회를 위한 노력으로 조화로운 하모니를 이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