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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S로 '金 나와라 뚝딱'…KRX금시장이 궁금해

주식하듯 1g 단위 소액투자 가능, 1년 간 거래수수료 면제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3.21 14: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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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부(富)의 상징'으로 집안 깊숙한 곳에 숨겨두기 바빴던 금(金)이 한국거래소의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등장한다. 오는 24일 'KRX금시장'이 문을 열면 일반인도 마치 주식처럼 장내거래 형식으로 금을 사고 팔 수 있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는 21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KRX금시장 출범 기념 간담회를 열고 금 현물시장 개설 의미와 실제 투자자들이 궁금해 할 세부 내용을 소개했다.

   지난 18일 예탁결제원에 KRX금시장 거래를 위해 최초로 입고된 골드바. ⓒ 예탁결제원  
지난 18일 예탁결제원에 KRX금시장 거래를 위해 최초로 입고된 골드바. ⓒ 예탁결제원
이날 윤석윤 거래소 파생상품시장 본부장은 KRX금시장 개설 목적에 대해 "금의 음성적 유통과 부가세 탈루 방지를 목적으로 금시장 개설을 추진한 정부 방침에 따라 거래소에 주식시장과 유사한 금 현물시장을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KRX금시장(장내)에서는 사설업체(장외)와 달리 세공비나 부가가치세, 마모에 따른 할인율 등을 따지지 않고 시세로만 거래된다.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셈이다. 장외 거래의 경우 할인율과 부가세를 따지면 시세 변동이 없어도 15% 정도 손실이 생긴다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다.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것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하다. 1g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인데 지난 18일 기준 금지금(골드바) 가격은 1g당 4만6770원이다. 다만 주식시장과 달리 신용·미수가 허용되지 않고 매수대금은 100% 사전 예탁해야 한다.

◆金시장, 주식투자와 같기도 혹은 다르기도

개인이 KRX금시장을 이용하는 방법은 주식거래와 상당히 비슷하다. 먼저 증권사와 선물사를 통해 상품계좌를 개설하고 투자설명서를 교부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재 금시장 계좌 신규 개설은 △KDB대우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8개 증권사에서 가능하다.

계좌를 개설한 뒤에는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이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지점을 통해 전화주문하면 된다. 거래방법도 주식과 거의 같다. 주문창에서 가격을 보고 본인 자금 한도 안에서 주문을 하면 해당 가격에 거래가 체결되는 식이다. 다만 주식시장이 오전 8시에 주문 접수를 시작하는 데 비해 금시장은 한 시간 늦은 오전 9시부터 주문 접수를 하고 한 시간 뒤인 10시에 시가가 체결된다.

결제 방식도 약간 차이가 있다. 주식거래는 장 마감 후에 한 번에 대금을 결제하지만 금시장에서는 오전 10시 체결분과 이후 체결분으로 나눠 하루 두 번 결제한다. 오전 10시 이전에 체결분은 당일 오후 실물로 인출할 수 있지만 이후 체결분은 다음 날 인출할 수 있다.

실물로 인출 가능한 금은 1kg부터며 투자자가 직접 인출하는 게 아니라 거래하는 증권사에 인출 신청을 하면 특송업체를 통해 가까운 지점으로 배송되고 이를 고객이 회수하는 식이다.

◆첫 현물시장 개설, 세금혜택 챙겨야

박근혜정부가 출범 직후 강조했던 '지하경제 양성화'의 일환으로 출범한 KRX금시장은 거래활성화를 위해 내년 3월까지 1년간 거래수수료가 면제된다.

   지난 19일 예탁결제원 직원(오른쪽)이 골드바(금지금)를 입고받는 모습. ⓒ 예탁결제원  
지난 19일 예탁결제원 직원(오른쪽)이 골드바(금지금)를 입고받는 모습. ⓒ 예탁결제원
장내 거래에는 부가세나 양도소득세가 없고 시장에 공급되는 금지금에 수입 관세 역시 면제다. 실물사업자에 경우 금시장에 공급한 금액 또는 장내 매수해 인출한 금액 일부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윤 본부장은 "앞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더라도 현재 주식거래 수수료와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할 것"이라며 "다만 증권사 등을 통해 거래할 때 생기는 위탁수수료(0.4∼0.5%)는 투자자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 보유한 금을 실제 금괴로 인출할 때는 부가세를 내야한다. 거래소에 따르면 실제 매수가격에 10%가 부가세로 붙는다. 만약 장기간에 걸쳐 적립식으로 사들였다면 과거 시세를 반영해 세금을 책정한다.

한편 KRX금시장 개설이 금 음성거래를 근절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거래소 측은 매일 금 가격을 공지하는 것만으로도 음성거래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개인이나 업자들이 세금 부담과 거래자료 노출을 감수하면서 거래소 시장에 뛰어들지 미지수다. 아울러 금값이 최근 몇 년 동안 고공비행한 탓에 거래 자체가 지지부진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윤 본부장은 "시중 금은방 등에서 내건 가격은 거래소가 정한 적정가격에 마진과 세금이 붙은 것인데 만약 거래소 가격보다 싸게 팔고 있다면 무자료 거래와 탈세로 적발할 수 있다"면서도 "음성적 금거래가 오래 이뤄졌기 때문에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시장이 정착할 때까지는 적어도 1~2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