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메리츠금융그룹이 21일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업계 우수인재를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하고 책임경영을 통해 금융전문그룹으로 재도약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주설립 3주년을 맞은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날 주총에서 2013회계연도 결산 재무재표를 승인했다. 연결 재무재표 기준으로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179억원 늘어난 1551억원을 올려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주당 배당금은 90원, 배당성은 6.5%였다. 총배당액은 101억1000만원, 시가 배당률은 1.4%로 약간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가치는 21조1071억원으로 경기침체 속에서도 계열사 모두 고르게 선전했다.
◆책임·전문금융그룹 新경영모델 도입
그룹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업계 최고 수익성 달성'을 올해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를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 달성 △장기 성장 잠재력 강화 △철저한 리스크 관리 등 3대 중점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올해 책임경영과 전문경영이 어우러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먼저 그룹 최고경영자 인사를 통해 대주주의 책임경영을 통해 지속가능성 성장을 도모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금융 계열사 CEO의 경우 업계 최고 전문인재를 영입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한다는 각오다.
이날 메리츠금융지주는 조정호 회장과 김용범 사장을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김용범 사장은 메리츠종금증권 및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를 겸임한다. 메리츠화재 신임 대표이사로는 남재호 사장을 선임했고 존 리 사장과 권태길 사장이 각각 메리츠자산운용과 메리츠캐피탈 대표이사를 맡아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췄다.
◆조정호 회장 경영 복귀 "성과급 보수 포기"
9개월 만에 그룹 회장으로 복귀한 조정호 회장이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선다. 조 회장은 지주에만 직급을 두고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책임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또 지난 2013년 논란이 됐던 고액 연봉과 관련해 올해 성과급을 비롯한 보수를 전액 포기했다.
(왼쪽부터) 김용범,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 메리츠금융그룹 |
이어 "비등기이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굳이 왜 등기이사로 복귀하느냐는 질문도 있었지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자리와 책임을 지는 자리는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대주주의 책임 있고 투명한 경영철학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해 고객에게 신뢰와 만족을 주는 금융그룹으로 성장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주주가 책임경영에 나섰다면 금융계열사의 경우 전문경영인으로 전문성 강화에 무게중심을 뒀다. 김용범 메리츠종금종권 대표는 2012년 5월 각자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빠른 의사결정으로 과감한 조직문화 개편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경영성과 호조 '메리츠 웨이(Meritz Way)'
최희문 증권영업 총괄 사장은 자본시장 전문가이자 '상품의 달인'으로 통한다. 그는 여러 금융상품을 내건 백화점식 영업을 지양하고 특화된 사업과 상품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앞장섰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516억원을 달성했고 ROE로 연환산하면 13.5%를 기록해 업계 최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왼쪽부터) 남재호 메리츠화재 사장,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사장, 권태길 메리츠캐피탈 사장. ⓒ 메리츠금융그룹 |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업계 상위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증가를 이뤘다. 전기대비 총 자산은 11.7% 늘어난 11조432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 1353억원을 달성해 매년 실적호조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존 리 사장은 미국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오랜 펀드매니저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월가에서 15억달러 규모의 뮤추얼펀드인 '코리아펀드'를 운용했고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 일명 '장하성 펀드' 매니저로 유명하다.
존 리 사장 선임 이후 약 석 달 만에 메리츠자산운용은 대변신을 이뤘다. 펀드 수를 기존 10개에서 한 개로 대폭 줄여 '메리츠 코리아1[주식]종류A' 상품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것.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연초 이후 -3.97%의 손해를 본 것에 비해 해당 펀드는 같은 기간 3.79%의 수익률을 일궜다.
한편 권태길 메리츠캐피탈 사장은 1995년 뱅커스트러스트 서울지점을 시작으로 뱅커스트러스트 홍콩·싱가포르 법인과 도이치뱅크 런던법인 이사를 역임했으며 골드만삭스 홍콩법인 한국총괄을 담당한 바 있다. 2010년 10월 부터 메리츠종금증권 종합금융사업부문을 총괄했으며 채권 및 PEF(사모펀드), 법인영업 전문가다.
권 사장이 이끄는 메리츠캐피탈은 영업채널 다변화를 통해 리테일(지점영업)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우량자산 중심인 기업부문을 확대해 수익기반을 확보했고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7302억원, 영업이익 41억7000만원, 당기순익 32억4000만원으로 설립 2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