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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혼자서 한 판 거뜬한 '제인스 피키 피자'

조민경 기자 기자  2014.03.20 17: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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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겨우내 일찍 지던 해가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길어지더니 요즘은 오후 6시가 넘어도 날이 밝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절기상으로도 내일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춘분(春分)인데요. 해가 짧은 겨울이 가고 해가 긴 봄,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겠죠.

'절기는 무시 못한다'는 말을 실감케 하듯 지난 주말부터 큰 추위가 물러나고 봄기운이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공원이나 유원지 등에 나들이객이 많이 몰렸다는데요. 거창한 나들이는 아니더라도 바람을 쏘이러 나온 사람들로 거리도 북적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번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는 다가오는 봄기운을 반기며 발걸음하기 좋은 가로수길 맛집을 소개할까 합니다. '제인스 피키 피자(JANES PICKY PIZZA)'인데요.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5번 출구에서 가장 가깝고, 신사역 8번 출구에서도 걸어올 수 있는 위치에 있답니다.

가장 가까운 길로 안내하겠습니다. 압구정역 5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다보면 신사중학교 맞은편에 신사동 주민센터가 나오는데요. 주민센터 앞으로 길게 뻗은 길이 가로수길입니다. 이 길로 들어서 한 블록만 가면 왼편에 포에버21이라는 의류브랜드 매장이 나오는데요. 이 매장을 지나치지 말고 왼쪽 길로 꺾어 들어가면 첫 번째 블록 끝에 목적지인 제인스 피키 피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접시 크기의 1인용 피자를 선보이는 제인스 피키 피자. ⓒ 프라임경제  
접시 크기의 1인용 피자를 선보이는 제인스 피키 피자. ⓒ 프라임경제
제인스 피키 피자 매장은 1층인데요. 전체적으로 블랙에 화이트 컬러로 포인트를 준 외관과 전면유리가 이색적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외관만 놓고 봤을 때는 음식점이라기보다 인테리어 소품점이나 꽃집이라고 착각할 정도였죠.

매장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그리 크지 않은 규모에 외관처럼 모던한 느낌으로 꾸며져 있었는데요. 입구에 서서 바라봤을 때 오른편에 주방과 주문대가, 왼편은 홀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홀 한가운데는 큼지막한 나무 테이블이 놓여있었고, 홀을 둘러싼 가장자리에는 1인석 테이블이 길게 배치돼 있었는데요. 여럿이 함께 오는 손님은 물론 혼자 오는 고객을 배려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홀 중앙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는데요. 주문은 매장 입구 쪽의 계산대에 가서 해야 한답니다. 계산대 앞쪽에도 메뉴판이 붙어있지만 좀 더 신중하게 고르기 위해 메뉴판을 테이블로 가져와서 살펴봤습니다.

피자 종류만 20여가지에 달했는데요. 다른 곳에서도 쉽게 맛볼 수 있는 '마르게리따'와 '고르곤졸라' 외에도 독특한 이름의 피자들이 많았습니다. 이곳 제인스 피키 피자의 특징은 피자 품목은 물론 크기 역시 다양하다는 것인데요. 1인 좌석을 배치한 것처럼 피자 크기 역시 1인용 피자부터 여럿이 먹을 수 있는 큰 사이즈까지 여러 종류였습니다.

1인용(제인 사이즈)은 일반 접시 크기로 혼자서도 먹기 좋을 정도입니다. 중간 크기의 보이프렌드 사이즈는 지름이 22cm, 가장 큰 크기의 파티 사이즈는 지름이 32cm인데요. 보이프렌드나 파티 사이즈를 하나 시켜서 나눠 드셔도 좋지만, 한 번에 다양한 피자를 맛보고 싶다면 제인 사이즈 피자를 여러 개 주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피자 종류가 다양한 만큼 저도 제인 사이즈로 여러 개 주문해 맛보기로 했는데요. '디아볼라'와 '로마나', '고르곤졸라', '부팔라'를 골랐습니다. 피자와 함께 먹기 좋은 샐러드와 파스타, 파니니, 치즈스틱 등 메뉴도 마련돼 있었는데요. 피자를 다양하게 맛보기 위해 애피타이저로 간단하게 '단호박 스프'만 주문했습니다. 

주문과 앞접시와 수저는 직접 챙기는 셀프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주문 후 계산대 한쪽 옆에 마련된 앞접시와 수저를 챙겨 테이블로 돌아왔습니다.

조금 뒤 단호박 스프가 먼저 내어졌는데요. 샛노란 스프에서 달콤한 향이 솔솔 올라왔습니다. 얼른 숟가락을 가져갔는데요. 많이 묽지도, 뻑뻑하지도 않아 딱 먹기 좋을 정도였습니다. 따뜻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퍼졌는데요. 텁텁함이 전혀 없어 애피타이저로 부담 없이 즐기기 안성맞춤이었죠.

단호박 스프가 바닥을 드러낼 즈음 피자가 나왔습니다. 주문한 4개의 피자 중 3개는 3단 접시에, 나머지 하나는 따로 접시에 내어졌습니다. 제인 사이즈의 피자는 여자 손바닥 크기만 했는데요, 앙증맞을 정도였습니다.

우선 디아볼라를 가장 먼저 맛보기로 했습니다. 초리죠 햄과 페페론치노를 올려 구워내 매콤한 냄새가 났는데요. 도우가 아주 얇아 칼을 살짝만 갖다 대도 바삭한 소리와 함께 부스러질 것 같았죠. 한 조각을 조심스럽게 잘라 손으로 들고 맛을 봤습니다. 짭조름한 햄과 매콤한 맛이 특징이었는데요. 쿠키처럼 얇고 바삭한 도우는 기름지지 않고 담백했습니다. 

다음으로는 로마나를 맛봤습니다. 구운 감자와 햄, 파르미지아노 치즈가 올라간 메뉴인데요. 햄과 부드러운 감자, 담백하면서 고소한 치즈가 어우러져 여성분들과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피자인 것 같습니다.

이곳 제인스 피키 피자의 고르곤졸라는 다른 피자전문점과 조금 달랐는데요. 보통 고르곤졸라 피자하면 꿀을 찍어먹는 피자로 알고 계실 텐데요, 이곳에서는 피자 속에 꿀이 토핑돼 있고 그 위에 구운 사과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한입 베어물어봤는데요. 강한 고르곤졸라 치즈 향과 아삭한 사과 맛이 어우러졌는데요. 치즈 향이 강한 이유는 치즈를 숙성해 사용했기 때문이라네요.

마지막으로 부팔라가 남았는데요. 토마토와 바질, 버팔로 모짜렐라 치즈가 토핑돼 있었습니다. 피자 위에 큼지막한 모짜렐라 치즈덩어리들이 올라가 있네요. 상큼한 토마토와 부드러운 모짜렐라 치즈가 얇은 도우와 조화를 이뤄 깔끔한 맛을 냈습니다. 피자를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는 메뉴인 것 같네요.  

피자를 네 종류나 먹는다는 것은 일반 피자전문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인데요. 이곳 제인스 피키 피자에서는 1인용 작은 사이즈가 있는 만큼 여럿이 함께 가서 많은 종류의 피자를 먹을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또, 피자는 먹고 싶은데 지금 당장 같이 갈 사람이 없을 때도 제인스 피키 피자를 찾을 것 같습니다. 1인용 피자가 있으니까요.

참, 제인스 피키 피자에서는 와인도 가볍게 즐기실 수 있는데요. 글라스 단위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와인잔을 준비해줍니다. 이 와인잔을 자판기 형태의 와인셀프바로 가져가 원하는 와인을 따라 드시면 된답니다.

와인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들은 탄산음료나 에이드, 쉐이크 등 다른 음료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골라 드시면 되고요. 또 바닐라맛을 비롯해 산딸기, 막걸리 등 독특한 맛의 아이스크림도 판매하고 있으니 식후에 디저트로 즐기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도 봄 날씨가 완연할 전망이라는데요. 친구와 연인, 가족과 가로수길을 거닐며 바람을 쐬다 출출하면 제인스 피키 피자를 들러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