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는 약학을 전공했으면서도 김치와의 접목을 시도한 독특한 연구이력을 보이고 있다. 그의 김치연구 지론은 "김치재료가 모두 약용식물이기 때문"이라고.
이 책에는 산조인, 영지, 오미자, 지황, 택사, 해당화 등의 약효와 동의보감의 한방효능 그리고 약차, 약술 제조법이 안내돼 있다.
대표적인 간장 보호 약재인 구기자, 간과 신장에 좋은 두충, 신장에 좋은 메밀 그리고 강장 효능의 오가피의 효능과 약리작용은 독자들에게 유용한 지식이 되고 있다.
저자는 동의보감 탕액편에 기재된 약용 나무와 약용 풀의 효능과 사진 그리고 이들의 꽃차 만드는 법도 소개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 일본 마츠시마(松島) 지역으로 건너간 우리의 매실나무가 그 곳에서 꽃을 피우며 자란 얘기가 흥미롭다.
또 30대에 전남도지사를 지낸 고건 전 국무총리가 애띤 얼굴을 감추고 원숙미를 갖기 위해 일부러 숙지황을 먹고 흰머리를 유도한 내용도 효능과 버무려진 얘깃거리다.
그리고 일본 하치조(八丈)섬의 장수채소인 신선초(神仙草) 얘기 역시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다.
박 교수는 "요즘 애호가들이 늘어나는 건강약차와 약술의 정보와 과학적인 효능을 올바르게 제공하고 싶다"면서 "연구자는 물론 실무에 종사하는 제조업자들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종철 순천대 교수.ⓒ 프라임경제 |
정부는 서울의 중국식표기로 '서우얼(首尔)'로 표기했듯이, 중화권 수출용으로 맵다는 의미를 강조해 김치를 '신치'로 표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박 교수는 "맵다는 의미로 '신(辛)' 자를 넣었지만, 중국에서는 '맵다'는 뜻보다는 '고생스럽다'는 의미로 김치를 알리려는 의도와 어긋난다"며 "또한 맵지않은 '물김치'에는 적용키 힘들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그는 김치의 한자명으로 '신치' 보다는 '진치' 또는 '딩치'를 제안하고 있다.
중국발음에 '김'이 없으니 '금(金)'과 아름답다는 '기(琦)'를 사용해 만든 '진치(金琦)' 아니면 김치의 옛 명칭인 '딤치'와 유사하며 깨끗하고 맑다는 의미의 '정(淨)'과 '기(琦)'를 사용한 '딩치(淨琦)'가 더 어울리는 중국식 김치명이라는 건의를 수차례 농림부에 개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