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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우리 동네 지키는 '방범소 편의점'

전지현 기자 기자  2014.03.19 15: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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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현 기자  
= 전지현 기자
[프라임경제] 최근 한 지인이 밤길에 음료를 사러 편의점에 들렀는데 한 여성이 계산대 앞에서 주저하고 있어 이상하다 싶었다며 운을 떼더군요.

알고 보니 이 여성은 지하철역부터 따라오던 한 남성을 피해 편의점으로 들어왔고 이를 눈치 챈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그 여성을 카운터 안까지 들이곤 뒤를 쫓은 남성이 멀리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줬다는 얘기였습니다.

여성의 사회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잦은 회식과 야근으로 밤길 위험이 노출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지난주,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이 직접 나서 혼자 사는 여직원들의 퇴근 뒤 안전까지 책임지는 '여직원 홈 안심제도'를 펼쳐 화제를 모았죠.

남성들은 알기 쉽지 않지만 기자 역시 여성이기에 '세상에 참 별난 사람 많구나'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그나마 큰일을 겪지 않았기에 다행이나 여성 스스로 미연에 조심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책임의 많은 부분을 여성이 져야 하는 지정학적 특성상 항상 노심초사하기 마련이죠.

늦은 귀갓길에 만난 택시기사가 엉뚱한 곳에 몰고 간 경험에 술에 취해도 가능하면 버스를 타고, 초저녁 걷기 운동에 나섰다가 길가에서 만난 변태와 10분 넘게 달리기를 한 뒤론 좋아하는 걷기운동도 포기했습니다.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치마 속을 들치는 남성을 만난 후론 바지만 입습니다.

경험했던 상황만 놓고 볼 때 불쾌한 감정을 가졌던 일화로 치부하기엔 트라우마가 너무 크기에 지난주 우연히 발견한 미니스톱 여의IFC점의 이 문구가 반갑기만 합니다.

최근 편의점은 급속도로 팽창, 거리 간격을 두고 영업 제한이 이뤄질 정도로 곳곳에 위치했죠. 일본의 경우 이 같은 편의점 특징을 살려 '안심 지킴이 서비스'에서 한발 나아가 혼자 사는 노인에게 도시락 배달을 하면서 해당 노인의 건강상태 등 근황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활동도 펼친다고 합니다.

이 영상은 택배서비스를 의뢰한 가족 또는 친지에게 인터넷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도 병행, 노인 인구와 독거노인 수가 급증한 사회풍토에 맞춘 고령층을 겨냥한 서비스에 앞장서고 있죠. 국내 2013년 기준 전국의 편의점 점포수는 2만5000여개에 달합니다. 몇 년 전부터 편의점업계 이슈는 '과열'과 '포화'가 됐죠.

그러나 편의점 본사들이 사회와 직결되는 문제해결에 더 많은 아이디어로 이미지 재건에 나선다면 단순히 편의점의 수로 '편의점 위기론'을 거론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일들이 사라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