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국의 경기 부진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악재에 191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면 코스닥은 기관과 외국인 팔자세에 발목이 잡혀 1% 넘게 하락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7.63포인트(0.40%) 오른 1927.53으로 마감했다. 개장 이후 매매공방 속에 줄곧 강보합세를 유지하던 지수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공세에도 개인과 기관이 순매수로 맞서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날 시장에서 개인은 275억원 정도를 순매수했고 기관도 1713억원 매수 우위였다. 반면 외국인은 2286억원을 팔아 지난 10일 이후 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프로그램 매매도 팔자가 득세했다. 차익거래 101억8200만원, 비차익거래도 434억1600만원의 순매도 기조로 총 535억원 규모 매도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운수장비가 2.26% 반등했고 보험, 철강금속, 유통업, 금융업 등도 1% 안팎 강세였다. 반면 의료정밀과 종이목재가 1% 넘게 추가 하락했고 기계, 음식료업,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등도 내렸다.
◆SK하이닉스, 도시바·샌디스크에 '소송 연타'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강세 종목이 더 많았다. 현대차가 2.18% 뛴 것을 비롯해 현대모비스, 포스코, 한국전력, 기아차, 신한지주, 삼성생명, SK텔레콤, LG화학, 현대중공업 등이 오름세였지만 삼성전자가 0.71% 내린 126만6000원이었고 네이버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우선주 등도 내렸다. KB금융은 주가 변동이 없었다.
특징주로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 샌디스크로부터 잇달아 소송을 당한 사실이 전해지며 3% 넘게 급락했다. 동부제철이 포스코에 인수될 것이라는 보도에 힘입어 상한가로 직행했고 신일산업은 28일 정기주총을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며 개장 초반 급등했으나 하락 반전해 3.57% 내려앉았다.
STX중공업과 우리들생명과학은 각각 관리종목 지정 우려와 자본잠식으로 인한 투자유의 소식이 전해지며 나란히 하한가로 전락했다.
국내증시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간 부담으로 작용했던 대외 악재들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16일(현지시간) 진행된 크림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가 압도적 찬성으로 마감됐으나 투표의 정당성을 놓고 러시아와 미국, 유럽이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의 경제 불안도 추세 전환의 길목을 막고 있다. 민간기업 디폴트 우려가 계속되고 상하이푸동개발은행의 주식거래가 중지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장진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박스권 하단까지 하락해 지금 구간에서는 매매공방이 이어지겠지만 상승 동력이 딱히 없어 지지력이 약해지는 모양새"라며 "대형주 중에서도 업종과 종목별로 차별화가 심해 종목 선정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급적으로 기관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압축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상한가 10개 등 341개 종목이 오른 반면 하한가 5개를 포함해 458개 종목이 내렸다. 84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실적부진, 자본잠식…악재 덮친 코스닥
코스닥은 실적부진과 자본잠식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발 물량 공세가 이어지며 54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8.45포인트(1.55%) 내린 535.82. 개인은 822억원을 순매수하며 거래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외국인은 218억원, 기관은 투신을 중심으로 587억원 팔자에 나서 하락장을 주도했다.
대부분 업종이 내린 가운데 금융과 운송장비·부품, 섬유·의류, 일반전기전자만 상승했다. 디지털콘텐츠가 실적 부진에 직격탄을 맞으며 4.82% 급락했고 출판·매체복제, 종이·목재, 코스닥 신성장기업 등도 3~4%의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의료/정밀기기, IT소프트웨어, 방송서비스, 오락·문화, 운송 등도 2% 넘게 빠졌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내린 종목이 더 많았다. 셀트리온이 0.95% 하락한 것을 비롯해 서울반도체 3.01%, CJ E&M도 7.11% 주저앉았다. CJ오쇼핑과 GS홈쇼핑, SK브로드밴드, 다음, 차바이오앤 등도 내림세였다. 파라다이스와 동서, 씨젠, 위메이드는 소폭 상승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는 실적악화와 자본잠식 등 악재가 쏟아졌다. 드래곤플라이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94.46% 급감하는 등 실적부진으로 하한가에 머물렀고 엠게임 역시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는 소식에 하한가로 추락했다.
반면 유니드코리아는 경영권 분쟁 조짐이 일며 상한가로 직행했으며 에스아이리소스는 흑자전환 소식에 가격 제한폭까지 급등했다. 바른전자는 차세대 신규 전략사업인 사물인터넷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3% 넘는 오름세였다.
미세먼지와 황사 예보가 겹치면서 관련주 역시 동반 강세였다. 오공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웰크론과 크린앤사이언스가 각각 6.44%, 4.02% 치솟았다. 위닉스도 2.11% 올랐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8개 등 270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2개를 비롯해 674개 종목이 내렸다. 49개 종목은 변동이 없었다.
한편 환율은 외국인의 달러 매도 현상에 힘입어 소폭 하락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4원 내린 1067.4원이었다. 대외 불확실성 속에 커졌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달러 매물이 풀린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