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연초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 역대 최대 자금이 몰려 눈길을 끈다. 올 1~2월 사이 법원경매에 쏟아진 낙찰가 총액은 5500억원.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6%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2월 법원경매 낙찰가 총액은 5155억1900만원로 올해보다 341억6200만원 적었다.
17일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 1~2월 사이 낙찰된 수도권 소재 아파트 낙찰가 총액은 5496억8100만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런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은 '낙찰건수' 차이다. 지난해 1832건과 비교해 고작 10개 많았기 때문이다.
낙찰건수 대비 낙찰가총액이 증가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풀이된다. 하나는 부동산경매가 주요 주택매매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입찰자 수가 급증한 것과 다른 하나는 낙찰가율이 종전보다 9%포인트 상승한 게 발단으로 보인다.
매년 1~2월 기준, 최근 8년 간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총액 현황(단위: 억원). ⓒ 부동산태인 |
실제 올 1~2월 경매법정을 찾은 입찰자수는 1만517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24명 늘었다. 매년 1~2월 사이 입찰자수가 1만5000명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여기에 아파트 시세회복 흐름에 맞춰 낙찰가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올랐다. 올 1~2월 수도권 소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3.59%. 이는 지난해 75.03% 대비 8.56%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현재까지의 정황을 감안하면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활황세에 접어든 것일 수도 있다는 진단이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를 방증할 수 있는 단적인 예가 고가낙찰의 증가다. 고가낙찰는 쉽게 말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것을 말한다. 올해 1~2월 고가낙찰된 사례는 모두 130건으로 2008년 291건 이후 처음 세 자릿수를 넘었다.
매년 1~2월 기준, 최근 8년 간 수도권 아파트 고가낙찰건수(단위: 개). ⓒ 부동산태인 |
이에 대해 박 연구원은 "요즘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 트렌드가 입찰자들이 더 이상 유찰을 기다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두 번 정도 유찰돼야 입찰에 참여하던 풍조가 최근 1회 유찰, 심지어 감정가가 낮아 보이는 신건에도 적극 입찰에 참여하는 모습"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이미 3월 중순에 접어들고 있지만 이 같은 흐름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1분기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 실적은 분기별 기준으로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 과열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는 오류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2월 들어 낙찰된 아파트 물건 중 시세보다 입찰가를 높게 써낸 케이스가 종종 눈에 띄는데 이 중 법원 매각허가 이후 한 달이 넘은 현 시점까지도 아직 대금납부가 안 된 물건도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잔금을 기한 내 내지 않아서 타인에게 매각되면 수천만원대 입찰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므로 입찰가 산정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조언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