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큰 폭 하락하며 14일 1910선으로 내려앉았다. 코스닥도 동반 하락해 540선 초반으로 밀렸다. 중국 경제 불안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충돌 가능성 등 대외 악재에 외국인을 중심으로 수급불안이 더해지며 증시를 흔들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4.48포인트(0.75%) 내린 1919.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 하락의 원인은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매에서 쏟아진 순매도 물량이었다.
이날 시장에서 외국인은 4743억원어치를 팔았고 개인이 2881억원, 기관이 투신을 중심으로 2225억원가량 순매수로 맞섰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수선물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에 팔자 물량이 몰렸다. 차익거래 362억3900만원, 비차익거래는 1371억6100만원 순매도로 모두 1700억원대 팔자 우위가 연출됐다.
◆흔들린 수급, 외국인 행보에 달려
상당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운수창고, 음식료업이 2%대 내렸고 은행, 건설업, 보험, 종이목재, 섬유의복, 증권, 서비스업, 금융업 등도 1%대 약세였다. 반면 디아이가 5%대 급등하는 등 의료정밀 업종이 2.08% 강세였고 통신업과 전기가스업, 비금속광물도 올랐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추가 제재에도 불구하고 통신업은 경쟁 완화 기대감이 작용하며 약세장에서도 오름세를 탔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내린 종목이 더 많았다. 삼성전자가 1.16% 내린 127만5000원이었고 네이버도 3%대 추가 하락하며 81만원으로 밀렸다. 삼성생명과 현대중공업도 각각 2.81%, 1.94% 약세였다. 반면 현대모비스, 한국전력, 기아차, SK텔레콤은 상승세를 탔다.
특징주로는 벽산이 건축물 에너지 성능개선 방안에 따라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입어 가격 제한폭까지 뛰었고 관련주 KCC도 1% 넘게 올랐다. 한진해운홀딩스는 한진해운과의 분할합병 결정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동양증권은 대만 유안타증권의 경영권 확보 소식에 5%대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오리온은 중국 제과시장의 성장 둔화로 실적부진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9% 넘게 주저앉았고 현대상선은 한국기업평가가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투기등급 전 단계인 BBB-(부정적)으로 내렸다는 소식에 8.03% 급락했다. 베이직하우스 역시 중국 소비 둔화 우려가 제기되며 7%대 하락세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관리종목 지정 우려에 코스피와 코스닥을 불문하고 관련 종목이 줄줄이 하한가를 쳤다. 로케트전기를 비롯해 코스닥 상장사인 케이디씨, 다스텍, 에버테크노가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중국의 부진한 경제지표와 더불어 16일(현지시간)로 다가온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러시아 합병 국민투표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우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증시에 악재로 작용 중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수록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수급 기반이 취약한 코스피가 외국인에 의해 등락이 좌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변수가 안정될 때까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상대적으로 흐름이 나쁘지 않은 중소형주와 코스닥 우량주 중심 단기 트레이딩 전략으로 맞서는 게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상한가 3개를 비롯해 283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3개 등 513개 종목이 내렸다. 82개 종목은 가격 변동이 없었다.
◆'개 AI 감염'에 코스닥 방역·백신주 급등
코스닥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밀려 내림세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3.24포인트(0.59%) 내린 544.27. 이날 개인은 310억원을 나홀로 순매수했지만 외국인 196억원, 기관이 83억원씩 팔아 지수에 부담을 줬다.
업종별로는 내린 업종이 더 많았다. 오락문화, 종이·목재가 2%대 밀렸고 제약, 디지털콘텐츠, 유통, 기타서비스, 운송, 컴퓨터서비스, 기계·장비 등도 1% 넘게 내렸다. 반면 인터넷이 케이아이엔엑스와 다음의 초강세로 3.99% 뛰었고 일반전기전자, 반도체, 금속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혼조세였다. 셀트리온이 2.78% 하락했고 파라다이스, CJ오쇼핑, 포스코 ICT, 에스엠, 씨젠, 차바이오앤, 메디톡스 등도 부진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서울반도체, GS홈쇼핑, 동서, SK브로드밴드, 다음, 위메이드는 주가가 올랐고 CJ E&M은 주가 변동이 없었다.
2013년도 회계년도 결산 결과 관리종목 지정이 우려되는 종목들이 일제히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케이디씨, 다스텍, 에버테크노, 로케드전기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내렸다. 지난 6일 AI가 발생한 충남 천안 가금류 사육단지에서 AI항체가 양성반응을 보인 개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백신, 방역, 진단시약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글벳 10.93% 폭등을 비롯해 파루와 제일바이오도 각각 9.04%, 5.07% 상승했다.
이에 반해 인터파크INT은 단기급등에 따라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분석과 함께 의무호보예수 기간 종료로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제기되며 8% 넘게 주저앉았다. 아큐픽스는 지난해 적자폭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10.83% 폭락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7개를 비롯해 367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5개 등 550개 종목이 내렸다. 78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한편 14일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대외 악재 속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까닭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8원 오른 1072.8원으로 거래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