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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86] 국악·양악 어우러진 '솔아서도산타령보존회'

직원 평균연령 65세, 나이는 숫자 불과 진정한 세대상생 모색

김경태 기자 기자  2014.03.14 16: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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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무형문화재인 '서도 산타령'은 황해도와 평안도 지방에서 산을 주제 삼아 소고를 치며 가벼운 몸짓(발림)과 함께 노래하는 전통민속음악이다. 이런 민속음악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1993년 3월 발족한 사단법인 솔아도서산타령보존회(대표 전미경·이하 솔아)는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을 통해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났다. 솔아 대표이자 서도 소리이수자인 전미경 대표를 만나 솔아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솔아는 지난 2010년 서울시 사회적기업에 선정되면서 2011년 노동부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늘 푸른 소나무를 상징하는 '솔아'는 전 대표의 아호를 딴 것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무한히 뻗어나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잊혀가는 북한지방의 전통 서도 산타령을 지키고 전통문화 발전과 함께 시민 여가 선용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규모와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고초려 끝 2년 만에 사회적기업 결실

"국악 대중화를 위해 많은 공연과 교육을 했지만 사단법인 특성상 좋아하는 사람들이 잠시 모여 공연과 교육을 진행하는 탓에 체계화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국악 대중화를 위해서는 정기공연과 교육이 필요한데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함께 하자고하기 쉽지 않았죠."

   서도 소리 이수자인 전미경 대표는 일반인들이 전통음악의 맥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 마련과 국악 대중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서도 소리 이수자인 전미경 대표는 일반인들이 전통음악의 맥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 마련과 국악 대중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이런 시점에 지인에게 좋은 일을 하면서 정부 지원을 받고 수익창출도 가능한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보를 듣고 준비를 하게 됐다. 솔아를 처음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설립할 생각은 없었던 것.

그러나 솔아가 사회적기업으로 거듭 나기란 쉽지 않았다. 사회적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목적인데 솔아는 국악 대중화에 대한 부분만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떨어질 때마다 자료를 보완하고 다시 도전했다. 그렇게 세 번을 탈락하고 네 번째 봉사체계와 수익체계를 만들어 2년 만에 서울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다.

전 대표는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사회목적을 실현하게 된 것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사회적기업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더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회적기업은 '비극적인 삶'에서 '희극적인 삶'으로 가는 브릿지 역할을 한다"며 "비극적인 삶은 것은 돈을 떠나 희망이 없고 비전이 없는 삶을 의미하는데 이런 비극적인 삶에서 희망을 주고 일자리를 통해 희극적인 삶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을 보탰다.

◆고령자, 직접 현장 활동으로 '할 수 있다' 자신감 충만

솔아의 직원은 △일반인 5명 △한부모 가정 1명 △장기미취업자 1명 △장애인 1명 △고령자 6명으로 총 14명이다. 직원의 특이점은 평균 연령이 65세로 최고령인 이승화씨(87세)까지 4대 보험에 가입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 대표는 "이승화씨가 노인센터나 복지관에 함께 나가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교육이 된다"며 "나이가 많아 일을 할 수 없다는 상실감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직접 몸으로 보여줘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고 첨언했다.

   솔아의 가장 고령자인 이승화씨(87세)는 교육 현장을 몸소 뛰며 고령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솔아의 가장 고령자인 이승화씨(가운데, 87세)는 교육 현장을 몸소 뛰며 고령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솔아는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력단절 여성이나 고령자 교육을 통해 이들이 다시 사회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기에 사회적기업의 소임을 다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익부분을 언급할 때는 목소리가 조금 줄어들었지만 솔아가 사회적기업으로 꾸준히 지속될 수 있는 곳이라는 말에서는 자신감이 넘쳤다.

"평균 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직원 급여주기에도 빠듯한 살림이죠. 공연은 종합예술이기에 한 명이 공연을 하면 무대설치부터 기획 등 여러 사람이 필요해요. 운영비 중 50%를 제외하면 모두 인건비로 들어가 순수익은 '0'에 가깝지만 하루 인력이라도 고용창출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기에 솔아는 계속 유지될 겁니다."

◆마음 두드리는 소리로 국악 전파

솔아는 서울 구로구 교육지원과에서 실시하는 북춤을 비롯해 이 지역 20개 단체와 협약을 체결, 외부강사 파견과 전통체험 학습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솔아의 이런 교육활동은 매출의 일익을 책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 대표는 "구청에서 실시하는 교육활동은 외부강사 파견으로 솔아의 매출이 되기도 하지만 더 좋은 점은 우리의 국악을 많이 알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국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코레일공항철도와 협업을 통해 인천공항 공연과 남이섬 공연 등으로 전통음악을 알리고 있으며,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대중음악을 국악기로 연주해 국악 대중화에 힘쓰는 등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국악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솔아서도산타령보존회는  잊혀져 가는 북한지방의 전통 서도 산탸령을 보존하고 전통문화 발전을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솔아서도산타령보존회는 잊혀져 가는 북한지방의 전통 서도 산탸령을 보존하고 전통문화 발전을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음악이라는 것은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로 국악이든 양악이든 듣는 사람이 편안하고 듣기 좋은 소리라고 느낀다면 '그 자체가 힐링'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때문에 국악이 느리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정부에서 국악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문화예술이 사치품이 아닌 생활필수품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어디서든 공연할 수 있는 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강조도 보태졌다.

끝으로 전 대표는 국악이 사장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악을 배우는 젊은 사람이나 경력 단절된 이들에게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술인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기도 힘들지만 4대 보험에 가입된 이들도 적어요. 특히 문화예술을 전공한 이들은 생활을 위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죠. 사회적기업의 모토인 일자리창출 역할과 관련해 솔아는 경력단절 예술인들의 꿈을 도우면서 일자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