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백화점 오픈시간에 맞춰 가보신적 있으신가요? 경쾌한 음악과 함께 굳게 닫힌 문이 열리면서 통로 양 끝에 일렬로 늘어선 판매직원들이 허리 숙여 인사하는 광경이 펼쳐지는데요.
어떤 사람들은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 좋아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부담스러워 일부러 오픈시간을 피해서 백화점에 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한 백화점에는 너나할 것 없이 오픈시간 전부터 인파가 몰리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이냐고요? 바로 한 업체의 '도지마 롤'을 사기 위한 것인데요. 이 제품은 하루에 한정수량만 판매돼 오픈시간에 맞춰 가야 겨우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 시간에 가더라도 어느 정도 줄을 서는 수고로움은 감수해야한다는데요. 조금이라도 덜 기다리기 위해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앞 다퉈 매장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한 백화점 식품관 매장에 사람들이 인기 빵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 조민경 기자 |
'비싸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가격표 아래의 성분표시에 시선을 줬습니다. 주재료인 밀가루와 생크림이 모두 '일본산'이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도지마 롤은 일본 오사카 도지마지역의 대표제품으로, 현지에서 선보이는 제품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일본산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었는데요.
"생크림이랑 재료들이 일본산이네? 괜찮을까?"
"백화점에서 판매하는데 괜찮겠지, 뭐. 다들 이렇게 줄서서 먹잖아."
앞서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을 걱정하는 듯했습니다. 물론, 이들 재료 모두 방사능 안전성 검사를 거쳐 사용되고 있을 테지만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방사능 공포에 수산물 섭취를 꺼리고, 검사결과를 믿지 못해 직접 휴대용 방사능 계측기를 구입해 수치를 측정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땐 언제고, 이제는 경각심이 너무 무뎌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한편, 이 백화점에서 도지마 롤 매장 위치는 6개월 전만 해도 '망치로 깨부숴 먹는' 슈니발렌이 판매되던 자리인데요. 당시 슈니발렌 역시 줄을 서서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곧 인기는 시들해졌고, 지금은 매장마저 한쪽 구석으로 밀려났습니다.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지 못하는 제품은 비단 슈니발렌만이 아닐 텐데요. 빠르게 변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놓치지 않고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는 제품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과연 도지마 롤은 지금의 인기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곧 사그라질지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