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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든 '中 금융 위기설' 코스피 1940선 붕괴

안전자산 선호에 환율은 상승…외국인 수급 예의주시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3.12 16: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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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고개를 들자 12일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일본증시는 엔화강세 속에 수출주 중심으로 2% 이상 급락했고 중국과 대만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가 집중되며 한 달여 만에 1930선대로 주저앉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1.33포인트(1.60%) 내린 1932.54로 거래를 마쳤다. 3월 선물옵션동시만기를 하루 앞두고 수급불안이 지수를 압박했다. 외국인이 2833억원 순매도했고 기관도 금융투자와 투신 등을 중심으로 205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이 나홀로 4900억원 이상을 사들이며 선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수선물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도 팔자가 지배적이었다. 차익거래 1355억원, 비차익거래 1806억원 등 총 3162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중소형건설사를 중심으로 건설업이 3% 넘게 급락했다. 종이목재와 화학, 은행, 전기전자, 유통업, 의약품, 서비스업 등도 1~2%대 하락률을 보였다.

◆잘 나가던 네이버, 外人 차익실현에 급락

시가총액 상위종목 역시 일제히 약세였다. 애플이 기기 한 대당 40달러의 특허 라이센싱 수수료를 요구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삼성전자가 2.12% 밀렸고 최근 급등세를 탔던 네이버는 외국인의 차익매물이 몰리면서 4% 넘게 급락했다. 현대모비스와 삼성생명, SK텔레콤, LG화학, 현대중공업도 1~2%대 하락했다.

특징주로는 신일산업이 경영권 분쟁 본격화 소식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대창단조는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며 3% 가까이 올랐다. 올해 실적 개선과 주택 경기 회복으로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에 두산건설이 2.88% 상승했으며 에스원도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전망에 힘입어 2%대 강세였다. 반면 태영건설은 534만주 규모 자사주 처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며 6.04% 주저앉았다.

전일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약세 마감한 가운데 중국발 악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은 첫 회사채 부도에 이어 상장사 채권거래가 정지된 것으로 전해져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성장률이 7.5% 밑으로 하락할 경우 지준율을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럽연합과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시사한 것도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늘 급락세가 추세 전환이 아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단기 낙폭이 과도한 수준이기 때문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매매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방어적인 투자 자세를 유지하면서 낙폭이 큰 실적 호전주 위주로 단기 대응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13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우세하게 점쳐졌다. 이 팀장은 "다음 달 한국은행 차기 총재의 임기가 시작되고 한은의 경제전망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시장의 관심은 다음 달 금통위에 더 쏠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3개를 비롯해 165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 등 653개 종목이 내렸다. 64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셀트리온, 실적악화에 매도 물량 쏟아져

코스닥 역시 하루 만에 상승세가 꺾이며 54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8.38포인트(1.53%) 내린 539.30. 코스닥 역시 외국인과 기관발 순매도가 낙폭을 키웠다. 시장에서 개인은 724억원가량 사들였지만 외국인은 629억원, 기관은 75억원을 내다팔았다.

업종별로는 금융과 오락문화, 기타제조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내렸다. 운송과 제약이 4% 넘게 급락했고 코스닥신성장기업과 비금속, 출판·매체복제, 방송서비스 등이 2~3% 이상 밀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혼조세였다. 셀트리온이 2013년 영업이익 악화 영향으로 외국인 물량이 쏟아지며 8% 넘게 주저앉았고 서울반도체와 CJ오쇼핑, GS홈쇼핑, 에스엠, 씨젠, 차바이오앤 등의 주가도 내려갔다. 이에 반해 파라다이스와 동서, 포스코 ICT, 다음, 메디톡스, 인터파크INT은 소폭 상승했다.

특징주로는 피씨트렉트가 경영권 분쟁 재개 소식에 상한가로 뛰었고 아프리카 TV는 모바일 게임 '테일즈런너'에 대한 기대감이 집중되며 가격제한폭까지 치달았다. 지엠피와 이미지스, 기산텔레콤은 실적 호조와 성장 전망에 힘입어 5~9%대 올랐다.

반면 KCC건설은 유상증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6.10% 밀렸다. 유진기업은 정진학 사장과 류득현 연구소장 등 주요 임원의 주식 처분 소식이 알려지자 7% 가까이 내려앉았다. 다스텍은 최대주주인 INJ제1호사모투자전문회사가 KT ENS 사기 대출에 연루됐다는 소식 탓에 하한가로 추락했고 씨케이에이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에 따른 물량 부담 가능성이 제기되며 8.02%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7개를 포함해 228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3개 등 708개 종목이 내렸다. 60개 종목은 주가 변동이 없었다.

한편 중국발 불안감 속에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탔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3원 오른 1070.4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하게 나타난 것이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