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재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의 트렌드는 단연 친환경 기술. 특히 먼 미래의 얘기처럼 느껴졌던 전기자동차(이하 EV)의 경우 국내 완성차 브랜드는 물론이고 수입차 브랜드까지 신형 EV를 속속 출시하면서 빠르게 실생활 근처까지 다가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11일 기아자동차(000270)는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주행시험장에서 두 번째 EV인 '쏘울 EV' 미디어시승을 진행했다. 이날 쏘울 EV의 시승시간은 총 5분 남짓이었던 만큼 가솔린 차종과의 차이점에 특히 이목이 집중됐다.
◆'EV'만을 위한 휠 디자인·폐쇄형 라디에이터 그릴
전체적인 쏘울 EV의 느낌은 쏘울 가솔린 모델과 거의 흡사하다. 다른 부분이 있다면 가솔린 모델과 달리 쏘울 EV에는 라디에이터가 없는 만큼 전기충전기를 내장한 그릴 자체를 폐쇄형으로 바꾼 것과, 공기역학적으로 개선한 튀는 모양의 휠 디자인 정도다.
여기에 쏘울 EV의 외장 컬러는 2가지 색상이 배합된 투톤 루프와 EV 전용 색상으로 꾸며졌다. 또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LED 리어콤비네이션 램프 등을 적용해 가솔린모델과 차별화를 뒀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밝고 화사하다. 밝은 빛이 감도는 흰색 센터페시아를 비롯해 EV 주행정보 전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LCD가 적용된 EV 전용 클러스터 등으로 세련되고 미래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기아차는 현대·기아차의 EV 기술노하우와 EV 부품업체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 끝에 '쏘울 EV'의 핵심부품을 모두 국산화했으며, 배터리 및 EV 주요 핵심부품의 보증기간을 10년·16만km로 설정했다. ⓒ 기아자동차 |
기아차 관계자는 "이는 회생제동시스템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고속도로나 내리막길에서 탄력주행 때 기어를 B 모드로 놓으면 차량 운동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효율이 더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감속할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아차는 쏘울 EV의 배터리를 차량 최하단에 배치함으로써 동급 차종 대비 최대 수준의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차량 무게중심을 낮춰 주행안정성도 높였다.
◆월등한 정숙성에 가솔린모델 대비 최대토크 우월
시승은 △저속 △가속 △커브 △슬라럼 등의 다양한 코스로 구성됐으며, 81.4kW의 모터와 27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쏘울 EV만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차량에 탑승했을 때 시동이 걸려있나 의심될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났다. 이에 시동을 껐다 다시 걸었을 때도 약간의 전자음만 들렸을 뿐 아무런 진동과 소음을 느낄 수 없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울 EV는 전기모터로만 구동되기 때문에 엔진소음이 발생하지 않고, 공기 역학적 디자인과 흡음재 등을 적용해 주행 중 소음을 최소화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기아차는 쏘울 EV가 약 20km/h로 이하로 주행하거나 후진할 때 가상엔진사운드시스템(VESS)으로 실재하지 않는 엔진음을 발생시켜 보행자가 차량을 인식하고 피할 수 있도록 했다. 직접 시승해보니 시속 20km 이하로 주행할 때 가상 엔진음은 밖에서만 작게 들릴 뿐 실내로는 거의 유입되지는 않았다.
쏘울 EV 실내는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과 바이오 섬유 등 친환경 소재가 대거 적용됐으며, 바이오 소재 적용 중량은 약 20kg으로 단일 차량 세계 최고 수준이다. = 노병우 기자 |
저속에서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EV의 특성 때문에 쏘울 EV의 초반 가속감은 좋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힘차게 튀어 나가는 맛은 없었지만, 한 번 쉬는 구간 없이 속도가 계속 올라간다. 그러나 111마력에 불과한 낮은 출력 탓에 가속은 이어지지 않았다.
쏘울 EV를 타고 라바콘(표지용 고깔)을 일정 간격으로 세워놓고 사이를 S자로 빠져나가는 슬라럼 코스를 지날 때의 핸들링은 EV임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가속상태 중 변속기 레버를 D에서 B로 바꿨을 때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는데도 제동이 걸리면서 감속이 된다. 이 부분이 바로 회사 측에서 설명한 회생제동시스템이다.
이와 함께 쏘울 EV는 국내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EV 중 1회 충전 주행거리 면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다. 쏘울 EV는 1회 충전 때 최대 148km(산업통상자원부 제출 수치)까지 주행 가능하며, 유럽 기준 206km까지 달릴 수 있다는 게 기아차 측 설명이다.
이 외에도 쏘울 EV는 운전석만 부분 냉난방이 가능한 개별 공조시스템을 비롯해 내외기 흡입기, 전기차용 히트펌프시스템 등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기술들도 대거 채택했다.
쏘울 EV의 판매가격은 4200만원이지만,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과 지자체별 보조금(최고 900만원)을 지원받으면 2000만원대 전후로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