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T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의 신임 대표이사 후보가 결정됨과 동시에 청와대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영업정지부터 홈페이지 해킹에 따른 정보유출 사건 등 악재가 겹친 KT에 낙하산 논란까지 덮치게 된 것. 낙하산 문제는 이석채 전 회장 때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인 만큼 황창규 회장에 이르기까지 인사 이슈가 이어지는 것은 큰 리스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T스카이라이프(053210)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이남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2월 박근혜정부 초대 홍보수석에 임명된 후 5월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성균관대학교 문화융합대학원 교수를 맡았고, 현재 KT스카이라이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를 두고 업계는 '박근혜 낙하산'이 KT(030200)에 등장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는 황창규 회장에게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황창규호 잇단 악재, 끊이지 않는 악성 변수들
이석채 전 회장의 경우 전·현직 정권 인사를 많이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는 KT 인사는 36명이며, 이명박 전 정부와 박근혜정부 인사가 대부분이다. 이 전 회장 시절 KT에는 '낙하산' 인사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이 때문에 황 회장은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고 내부 인사를 통해 조직을 개편하겠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해왔다. 황 회장이 KT 수장으로 임명된 후 인사 칼바람이 불었다. 낙하산으로 분류된 대부분 인사들이 KT를 떠났고, KT 내부 또한 청와대 출신이 아닌 황 회장이 KT 차기 수장에 자리한다는 발표에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번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인사로 KT의 고질적인 낙하산 논란은 또 다시 고개를 들고 말았다. 이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이 후보자는 오랜 방송경력을 가진 전문가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며 "청와대에 3개월 정도만 근무한 것으로 낙하산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복수의 헤드헌팅업체로부터 대표이사 후보자를 추천받고, 공정한 서류심사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5명의 면접위원의 면접 심사를 거쳐 대표이사 후보를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치논리 따라 발탁됐다면 '낙하산'
이런 가운데 KT스카이라이프 노조는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청와대 낙하산이 다시 오게 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내정자가 방송 경험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합리적 방향에 맞춰 끌고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 후보인 이남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 이남기 후보자 페이스북 캡처 |
국내 토크쇼 원조격인 '쟈니윤 쇼'를 연출하기도 한 예능 프로듀서(PD) 출신인 이 후보자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발탁됐을 때 파격적이라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이 후보자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과 고등학교 동문사이다. 또,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 초반 인선 때 '성대 전성시대'라 불릴 만큼 성균관대 출신이 유독 많이 등용됐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임명된 후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이 일어났고, 이 탓에 이 후보자는 지난해 5월 사의를 표명하게 됐다. 그 후 1년여 만에 KT스카이라이프 대표 후보자로 다시 떠올랐다.
이와 관련 KT 새노조 측은 "이 후보자는 청와대에서 내려온 낙하산으로 보는 게 맞다"며 "낙하산은 전문가인가 아닌가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경쟁력으로 발탁됐는지 정치적 힘으로 발탁됐는지를 판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현 정권의 청와대에서 근무한 후 외부 상황으로 사의를 표명한 분이기 때문에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