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뒤늦게 전남도지사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내자, 당내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박지원 의원과 지지기반이 중복되는 같은 당 이낙연 의원은 연일 언론에 출연, 비난을 퍼붓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4일 전남도청 기자실을 방문,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도자는 잔인한 결정을 해야 한다"며 "도민 여론을 수렴한 뒤 도지사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26일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둔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올 1월2일 "전남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차출론이 나오고 있다"며 "전남에서 안철수 신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 지지도를 앞서면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박 의원은 이달 2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신당창당 계획이 전격 발표된 뒤, 기존 발언을 뒤집고 도지사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후 이 의원은 지난 5일 전남도청 기자실을 찾아 "평소 존경하는 선배 정치인을 비판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입을 뗀 뒤 작심한 듯 "박 의원의 말바꾸기는 국민이 원하는 새정치가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일부에서는 노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박 의원은 출마 명분쌓기를 그만두고 스스로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 의원은 지난 7일 MBN방송에 출연, 박 의원과 교감이 있었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 하지만 말뒤집기 발언 후 엊그제 전화가 와서 '싸우더라도 (출마가) 결정된 뒤 싸우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 의원과 30년간 형님 동생으로 지냈다"면서 "이런 국면이 지나서 다정한 형님 동생으로 돌아가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여기서 드는 생각은 '민주당 소속 전남 출신 국회의원의 30년 우정이 개인적인 전화통화까지 스스럼없이 언론에 밝히는 시원찮은 것이었는가?'라는 것이다. 한심할 따름이다.
대통령 비서실장과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지원 의원과 4선의 원로 정치인인 이낙연 의원이 벌이는 집안싸움이 민주당의 현재 행태와 너무나도 겹친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가 난립 중인 새누리당도 이런 형국인지 되묻고 싶다.
두 정치인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박지원 의원은 노욕을 시인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 중앙정치를 했는데, 정치 인생 마지막으로 전남 발전을 위해 뛰어 볼 테니 먼저 뛴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맞설수 있는 강한 정치인이니 한 번 밀어 달라"고 간청했어야 한다.
이 의원 역시 "형님이 안한다고 해서 도전했는데, 이제 와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형님이 한 번 양보하시죠?”라고 말했어야 한다. 그것이 큰 정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