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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순천·광양 아파트브랜드 '서브네임' 급유행

박대성 기자 기자  2014.03.10 04: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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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파트에 브랜드를 붙이기 시작한지 10여년이 흐른 가운데 지방 분양시장에서도 단지별 특성을 강조한 서브네임(sub-name)이 급속히 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건설사들이 서브네임(세컨브랜드)을 경쟁적으로 갖다 붙이는 것은, 브랜드 홍수시대에 단지별 차별화, 고급화 전략, 공동시공사 브랜드 병기 등의 영향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순천오천택지개발지구 A-3블럭에 3월 분양에 나서는 골드디움(주)은 기존 브랜드인 '골드클래스'에 서브네임으로 '골드클래스 더힐(The Hill)'을 상표 삼아 10년 후 분양전환형 임대아파트를 선보인다. 친환경주택단지를 표방한 오천지구는 1종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묶였고, 용적율 210%, 건폐율 30%까지 엄격하게 적용돼 최고층수는 20층까지만 허용된다.

다만, 오천지구 내 랜드마크적 기능보강을 위해 1개 블럭은 최고층수를 30층까지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골드디움 측은 오천지구 내 유일하게 29층 초고층아파트라는 점을 강조해 서브네임으로 '골드클래스 더힐'을 내세우며 단지 특징을 강조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78㎡, 77㎡, 68㎡ 4가지 형태로 646세대를 공급하는데, 시공은 계열사인 보광종합건설이 맡는다.

(주)디케이개발은 오천지구 내 저류지 공원 옆에 '대광 로제비앙 지에이그린웰' 임대아파트를 선보인다. 이 아파트는 지상 20층 높이로 436채 전부를 전용면적 84㎡ 단일평형대로 공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 역시 공동시공사(대광로제비앙, 지에이건설) 브랜드를 한 곳씩 병기해 '로제비앙지에이그린웰'이라는 서브네임을 만들었다.

중흥건설은 'S-클래스'란 브랜드로 순천 신대지구에 1~4차까지 5434채를 공급했는데, 최근에는 5차 1842세대를 분양하고 일부 잔여세대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42세대라는 단일단지로는 전남 동부권 최대 규모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중흥5차를 일컬어 'S-클래스 메가타운'이라고 명명했다.

   
순천 신대지구 중흥건설 에스클래스 아파트 단지. = 박대성 기자
대림산업은 광양시청 앞 중동에 전남권 최고높이인 48층 주상복합아파트 'e-편한세상 광양'을 내놨는데 중소도시에 1군 건설사가 공급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전세대 440채를 전용면적 84㎡로 공급 중인데 분양가도 평당 70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호반건설은 친환경주거단지를 표방한 오천지구를 '에코신도시'로 작명해 분양했다.

이 밖에 여수 웅천지구와 죽림지구에 아파트 공급을 계획 중인 주택건설사들도 서브네임 작명을 준비하는 등 차별화를 위한 '펜네임' 도입사례가 지방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서브네임은 자연환경이나 저수지, 강, 근린공원 등이 근처에 있을 경우 '파크' '포레' '레이크' '리버' '그린' 등의 이름이 선호된다. 

바닷가는 '마린' '블루' '아쿠아' '오션' 등을, 교육입지가 좋다면 '에듀' '엘리트' 등의 단어를 조합해 서브브랜드를 만드는 추세다.

국내 최초의 아파트브랜드는 1980년대 첫 선을 보인 중앙건설의 '하이츠(Heights)' 아파트다. 90년대는 '금호타운' '현대홈타운'등의 주거친화적인 브랜드가 도입됐지만, 당시만해도 아파트에 브랜드를 붙이는 것이 흔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래미안 △푸르지오 △캐슬 △이편한세상 △어울림 △더샾 △자이 △위브 △힐스테이트 △아이파크 △꿈에그린 등의 브랜드가 론칭됐다.

다만 아파트 브랜드가 온통 영어로 지어져 발음하기 어렵고 길어지기까지 해서 이름을 외우는 것도 스트레스라는 주민들도 있다. 땅값이 비싼 수도권의 경우 2~3개 시공사가 연합해 짓는 경우가 많은데, 각각의 브랜드를 조합하다보니 글자수가 15~20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업체들의 이런 기류에는 우리말보다 영어이름을 고급스럽게 여기는 한국민의 정서를 파고든 마케팅이자, 고급화 전략이라는 것이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여수 Y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각 단지별 특성을 강조한 브랜드가 지방에도 유행하고 있다"며 "아파트 이름이 너무 길 경우 입주 후에는 자연스럽게 '약칭'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