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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실적 개선 노력 '봄은 언제?'

하이엔드 전략 수정 불가피…라인업 정비가 관건

임혜현 기자 기자  2014.03.10 09: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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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통신사 사업정지가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린 사업정지 조치와는 별도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통신 3사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삼성전자·LG전자(066570) 등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통신을 둘러싼 큰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LG전자는 얼마 전 전략 스마트폰인 'G프로2'를 출시한 터라 판매와 매출에 어느 정도 차질을 빚을지 눈길이 쏠린다. LG전자는 국내 판매 비중이 높고, 특히 프리미엄폰 판매가 많아 이번 상황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이엔드와 거시적 마케팅 전략, 결국 큰 수정 불가피?

LG전자의 경우 휴대폰 사업을 포함한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434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영업익(-797억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을 줄였지만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G2나 G프로 같은 하이엔드 스마트폰이 나왔지만 LG전자는 좀처럼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모바일 전문 매체인 폰 아레나가 LG의 야심작인 G프로2의 벤치마크 테스트를 보면 하이엔드 중심 전략에 치중하는 게 타당한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G프로2의 전체적인 성능을 측정하는 쿼드란트(Quadrant) 총점은 1만9490점으로 갤럭시노트3의 2만3468점에 크게 밀린다.

또, 다른 대중적인 성능측정 도구인 안투투(Antutu) 테스트에서도 갤럭시노트3, 갤럭시S5 등에 밀린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여러 지표에서 큰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G프로2가 경쟁사의 갤럭시S5에 본격적인 대항마로 부각되기 보다는 G2와 G3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풀이도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휴대폰 부문이 회사 전체적으로 볼 때 미운 오리 새끼처럼 낮게 평가되는 기류도 감지된다. 신용평가사 피치가 10일 LG전자의 '장기 외환 및 자국 통화 발행자 디폴트 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 글로벌 평면TV와 가전제품 시장에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는 대신 휴대폰 사업 부문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외부의 우려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휴대폰 사업부는 2분기 실적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되면서도 중저가 판매 강화나 마케팅 비용의 절감 등을 전제조건으로 제시받고 있는 상황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LG전자는) 올해 2분기 중저가 스마트폰인 L시리즈(3G)와 F시리즈(4G LTE) 판매를 강화할 전망"이라며 "재료비와 마케팅 비용절감을 통해 원가와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2분기 휴대폰 사업부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MWC 2014에서 보급형 LTE 스마트폰 'F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한 장면. ⓒ LG전자  
LG전자가 MWC 2014에서 보급형 LTE 스마트폰 'F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한 장면. ⓒ LG전자

수익성 개선 등을 고려해 마케팅 전략에 변화를 줄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는 그간 쏟은 마케팅 비용의 효과가 발휘돼 그 반사이익을 거두는 대신 추가적인 지출은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타이밍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구글과의 협력 가능성…봄은 폭발력 준비 위한 기간될 듯

중저가 라인업에 대한 관리 필요성 역시 높다. 지난해 실적에 대한 평을 좀 더 보자면 하이엔드 중심 전략보다 중저가 스마트폰을 안정적으로 갖고 가는 데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한금융투자 보고서는 상반기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3위 및 휴대폰 사업부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지만, 하반기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부재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4.5%로 5위로 밀려났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렇다고 중저가 전략으로 치중하는 게 미래전략면에서도 온전한 답이 될지는 미지수다. 성장 동력 마련 측면에서 모멘텀을 부지런히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구글과의 협력 문제가 LG전자의 앞날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레노버가 모토롤라를 인수한 가운데, 판세 변화 과정에서 어떤 합종연횡을 구사하는지에 따라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은 차세대 스마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PC 중심 레노버보다는 종합 전자회사인 LG전자와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판단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 레퍼런스 스마트폰 '넥서스4'와 '넥서스5'를 만든 LG전자가 구글 스마트와치 제작사로 협력한다는 기사를 내놓은 바 있다. 현재 거론되는 바에 따르면, LG와 구글이 만드는 스마트와치는 6월 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구글 개발자회의 'I/O'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LG전자의 이번 봄은 다가올 실적의 개선과 새로운 협력망의 과실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통사 제재 즉, G프로2의 판매 관련 악재도 흥미롭지만 이런 큰 주제가 어떤 결과물을 낳을지 그 과정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