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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보다 비싼 전세…도대체 왜?

침체 겪은 수도권, 전세값 매매가 바짝 추격

박지영 기자 기자  2014.03.07 11: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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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세대란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광주 북구 문흥동 대주3단지 전용면적 49.97㎡ 매매값은 5000만~8350만원.

문제는 전세값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데 있다. 해당 아파트 전세값은 7200만~8000만원선으로 평균 값이 매매값을 훌쩍 뛰어 넘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구 달서구 본동 월성주공5단지 전용면적 44.94㎡ 매매값은 5000만~9000만원 사이인데 반해, 전세값은 6000만~8000만원 사이에 거래됐다.

경북 포항시 장성동 럭키장성1단지는 전용면적 73.77㎡ 매매가가 7100만~1억1300만원이었지만 전세는 7000만~9000만원으로 매매가를 맞먹게 책정됐다.

전북 전주시 우아동3가 우신 또한 전용면적 57.84㎡가 5500만~7500만원에 매매됐지만 전세는 5200만~7000만원에 이뤄졌다.

전남 목포시 상동 비파2단지 역시 전용면적 48.34㎡ 매매값이 5100만~8200만원인 가운데 전세는 5800만~7500만원에 거래됐다.

◆매매값 추월한 전세도…기대심리 하락
 
이처럼 전세값이 매매값을 웃도는 단지는 주로 지방에 많았다. 지방에 소재한 아파트 같은 경우 애초 전세가율이 높았던 데다 최근 2~3년간 매매가격과 전세값이 동반 상승한 까닭이 컸다.

여기에 매매값이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요자들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를 접고 전세에 머물러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값이 매매값을 뛰어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도시별 아파트 전세가율. ⓒ 부동산114  
도시별 아파트 전세가율. ⓒ 부동산114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지방을 찍고 수도권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 경기 고양시 중산동 중산태영6단지 전용면적 57.42㎡는 매매가가 1억3700만~1억5000만원 사이이지만 전세는 1억1000만~1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가장 싸게 팔린 매매물건과 비싸게 팔린 전세물건의 가격차는 고작 200만원 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물론 층과 물건 상태에 따라 가격차가 더 있을 수 있지만 매매와 전세거래의 차액은 그리 크지 않았다.

이는 또 다른 아파트 시세를 봐도 알 수 있다. 경기 파주시 야동동 대방노블랜드 전용면적 45.68㎡는 8000만~9500만원에 매매가격이 형성됐지만 전세는 6000만~8000만원 선이다.

또 경기 수원시 영통동 신나무실주공 전용면적 59.96㎡는 매매가 1억7000만~1억9800만원에 이뤄졌지만 전세는 1억4000만~1억8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었다.

수도권 전세값이 뛴 데는 2008년 이후 국내 경제성장률이 눈에 띄게 낮아진 탓이 크다. 집값하락에 대한 불신이 있는 수요자들이 임차시장에 머물며 전세값과 매매가격 차이를 좁히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의 부동산대책 마련으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장기간 침체를 맛본 수요자들을 움직일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게다가 전세의 월세화 속도가 빨라진 것도 전세값을 올리는 데 일조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임대인은 전세물량을 월세로 전환,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게 됐고, 세입자들은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면서 전세물량에 '희소성'까지 붙은 것이다.
 
현재 전세를 살고 있다고 해도 아예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머물고 있는 전셋집이 갑자기 경매로 넘어갈 경우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전세계약을 할 때는 집에 대출이 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와 관련 김은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3월 봄 이사가 시작됐지만 전세매물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자들은 전세계약 시 물건의 대출상태는 어떤지, 전세가격은 적정한지 등을 따져 계약만료 시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