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과 에이블씨엔씨의 미샤가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브랜드숍 1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미샤 BI. ⓒ 미샤 홈페이지 뷰티넷 캡처 |
이는 8년 만의 연간 매출 하락이며 영업이익도 지난해 536억원에 비해 무려 75.4% 급감한 132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126억원으로 70%나 줄었다.
반면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163억원, 170억원 늘어난 5230억원과 911억원. 특히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영업이익 504억원, 525억원, 741억원의 순차적 상승세로, 2010년 1월 LG생활건강에 인수된 후 잇따른 히트제품을 출시하면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2005년·2011년 이은 지난해 격전
선두주자인 더페이스샵은 '고급스러운 자연주의'를 콘셉트로 2003년 12월 서울 명동에 1호점 문을 열었다. 2005년 1위를 지키던 미샤를 제쳤지만 2010년 1월 LG생활건강에서 자회사로 편입되며 이듬해인 2011년부터 미샤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3년째 2위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더페이스샵 BI. ⓒ 더페이스샵 홈페이지 캡처 |
LG생활건강은 유일한 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의 공격력을 갖추기 위해 색조화장품 라인 보강 방안으로 바이올렛드림을 인수했다. 또 일본사업 유통망 확보와 식이화장품 분야의 기술 취득을 위해 긴자스테파니와 에버라이프 등을 차례로 거둬들였다.
2000년 탄생한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인터넷상에서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커나갔다. 2년 뒤인 2002년 5월에서야 명동에 1호점을 내며 브랜드숍 대열에 합류한 미샤는 개소 2년만인 2004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업계 선두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다 2005년 더페이스샵에 밀리며 주춤했다. 2008년 서영필 회장 복귀 후 2011년 다시 선두 재탈환에 성공,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으나 3년 만에 다시 1위를 내주는 아픔을 겪고 있다.
◆히트상품 부재·판촉비 과다 '미샤의 굴욕'
업계에서는 미샤의 이 같은 부침의 이유로 히트상품 부재와 과다한 판촉비를 꼽고 있다. 미샤 브랜드에 대한 과도한 마케팅이 에이블씨엔씨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
실제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3분기까지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로 누적 매출액 3384억원의 20%에 해당하는 661억여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2분기 광고비와 판촉비 역시 각각 직전년 2분기 대비 33%, 53% 증가했다.
미샤 뷰티넷 이벤트. ⓒ 미샤 홈페이지 뷰티넷 캡처 |
사실상 이 같은 미샤의 큰 비용 지출은 브랜드 전략에 기인한다.
수년간 공격적 세일 정책으로 화장품시장에 가격 경쟁을 불러일으킨 미샤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따라하는 '미투(me too)' 전략에 따른 과감한 '비교 마케팅'으로 영업이익 하락을 자초했다. 그 사이 난립하는 브랜드숍 등장에 효자노릇을 했던 '세일효과'는 점차 사라졌고, 눈에 띄는 히트상품도 없었던 점이 미샤의 부진 원인으로 지목된다.
에이블씨엔씨도 실적발표 당시 "화장품업체 경쟁 심화로 매출 성장이 둔화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국내증권사 소매담당 한 연구원은 "국내 고가화장품 부진이 지속되면서 대형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중저가 채널을 공략하고 있다"며 "판촉 마케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에이블씨엔씨의 경우 이들과 차별적인 경쟁력을 부각시키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1위 탈환 둔 해외전쟁 본격화
이제 양사는 해외시장 위주의 1위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브랜드숍은 포화된 국내시장보다는 아시아, 동남아에 이어 유럽, 미국 등지로 진출 영역을 넓히면서 바다 건너에서 치열한 경쟁구도를 펼치고 있다.
더페이스샵 해외진출 현황. ⓒ 더페이스샵 홈페이지 캡처 |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인도시장에서의 화장품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더페이스샵은 작년 7월에는 캐나다 소재 바디용품업체 'FRUITS & PASSION'을 인수하며 북미시장 화장품사업 확장에 광속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캐나다 87개 매장과 해외 22개 매장을 포함, 총 109개의 브랜드샵을 꾸리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해외진출 현황. ⓒ 에이블씨엔씨 홈페이지 캡처 |
일본, 중국시장은 전략지역으로 현지법인을 둬 현지화 전략을 꾀하는 동시에 품질력을 기반 삼아 시장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유럽과 중동 및 남미지역으로 시장을 넓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 해외시장에서도 독보적 지위를 선점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국내시장에서의 안정화 및 글로벌 브랜드로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