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동통신사 보조금대란에 따른 번호이동시장 과열이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세 감소로 이어졌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통신시장 전체 번호이동건수는 자사번호이동 수치를 제외하고 123만6689건으로, 지난 1월 115만2369건에 이어 두 달 연속 시장 과열로 풀이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전체 번호이동시장 과열양상에 비해 이 기간 알뜰폰(MVNO) 순증폭은 감소했다는 것. 지난해 12월 7만765건의 번호이동순증을 보였던 알뜰폰은 1월 들어 5만6666건, 지난달에는 4만8344건까지 순증폭이 줄어들었다.
KTOA의 이동통신 번호이동 추이. ⓒ 프라임경제 |
이 관계자는 "현재 휴대폰시장은 차별화된 요금제와 서비스가 아닌, 단말기와 보조금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통사가 보조금을 과다하게 실으면서 이통3사 가입자 대기 수요는 늘고 있으나, 알뜰폰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설명을 보탰다.
잠재고객들이 요금제와 서비스 차별화보다 보조금 대란에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시장상황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 보조금대란 당시 몇몇 판매점 앞에는 휴대폰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이 100미터가 넘는 인파가 몰리기도 했고, 한 휴대폰 판매 사이트는 접속이 지연되기까지 했다.
당시 'LG G2'를 비롯한 최신 스마트폰은 0원에 가까울 정도로 과다한 보조금이 지급됐으며, 제조사 장려금이 없는 애플사의 '아이폰5S'도 10만원대로 가격이 폭락했다.
이 같은 파격적인 이통사 정책에 소비자들은 또 다른 대란을 기대하는 실정이다. 불발로 그친 '228대란'의 경우,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오른 바 있다.
또 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대란이 알뜰폰 번호이동시장에 일정부분 영향을 준 것은 맞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100만원짜리 고가 단말기를 1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고, 대리점 입장에서도 이 같은 단말을 먼저 추천할 수밖에 없어 번호이동 건수가 줄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통3사 번호이동 순증 추이를 살펴보면, SK텔레콤(017670)은 1월 4만4325건 감소했으나 2월 1만8358건 순감으로 크게 개선됐다.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 경우는 각각 1월 3만4675건 순감·2만2334건 순증, 2월 4만9055건 순감·1만9069건 순증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달 예고된 시정명령 불이행에 따른 미래창조과학부의 이통사에 대한 강력한 영업정지가 점쳐지고 있다.
이에 당분간은 이통사의 보조금전쟁은 잠잠해지겠지만, 알뜰폰 업계는 근본적 대책이 없는 만큼, 영업정지 기간 내 보조금 투입이 재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전히 우려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