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고객과 민원을 직접 접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항상 친절해야 한다는 책임에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차산업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감정노동자'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이들의 정신적 노동 강도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지방의 대형마트에서 발생한 입점업체 여직원 성희롱 및 부당해고 사연도 내막을 살펴보면 역으로 발생한 감정노동자 격 사연이 있어 씁쓸함을 자아내는데요.
이번 다툼은 입점업체 여직원 A씨가 대형마트 정규직 직원 C씨로부터 반말과 욕설을 들은 데다 성적수치심일 느껴질 만한 언어 폭행을 당했다는 사연을 해당 대형마트 홈페이지 고객만족 서비스란에 올리며 시작됐습니다. 이후 A씨는 투고 약 보름 만에 해고를 당하면서 부당대우 논란까지 가중,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죠.
하지만 이 상황을 A씨 가족 D씨가 50군데가 넘는 언론매체 및 경찰서, 홍보실 직원 등 수많은 곳에 제보함과 동시에 고소고발하며 시종일관 격한 언사를 주고받는 등 다소 과한 태도를 보여 사건이 재조명되는 분위기를 만들고야 말았습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D씨가 초반에 회사 사장을 상대로 고소했다가 접수가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사건 사실 확인 차 문의한 기자에게 회사 측 입장을 전달한 언론홍보 담당자를 찾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말했다"며 "그 홍보 담당자는 녹취와 함께 다짜고짜 언성을 높이며 으름장 놓는 D씨에게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었다고 했다"며 뒷이야기를 털어놓더군요.
이어 이 관계자는 "(대형마트 정규직원) C씨가 아침마다 여러 직원을 두고 서비스교육을 하던 중, 사례를 설명하며 욕설을 섞은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성희롱 발언은 없었고 이에 대해 함께 자리한 다른 직원들의 증언도 있다"며 "평소 A씨는 근태가 좋지 않았던 데다 다른 여러 문제까지 겹치자 해당 점주가 해고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성희롱에 대한 처벌이 관대합니다. 성희롱 피해자가 대부분 힘 있는 간부 등이 신입 혹은 계약직 여성에게 행한다는 점에서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피해자를 구석에 모는 경우가 많죠. 따라서 여성 사회 참여 인구가 느는 현 추세에서 성 관련 및 인격 모독적 언사는 종종 많은 이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소비자들에게 제품 및 서비스에 이미지까지 넣어 파는 기업의 경우 이런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A씨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지, 혹은 해당 대형마트가 불리한 입장을 피하기 위해 에둘러 핑계를 대고 있는지, 이번 사건의 정확한 정황은 당사자 외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저기 제보하며 시종일관 격한 언사로 으름장을 놓고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D씨의 행동 역시 취재를 일삼는 본 기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경우는 아니기에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데요. 상황이 어찌됐든 진정한 명예회복과 억울함을 호소하려면 큰소리보다는 논리성과 정당성을 갖춰 의견을 타진했어야 할 것입니다.
고소당한 대형마트 홍보실 관계자는 사건 발생 한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여러 매체를 통해 사실 확인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대형마트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내부적인 조사를 면밀히 실시하고 있지만, 언론홍보자까지 제소당한 상황에서 이 사건이 잘 마무리되려면 한동안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