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광양보건대학 노(老)총장 늘그막에 '왕따'

박대성 기자 기자  2014.03.03 14:33:0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1000억원대 사학비리를 저지른 '이홍하 재단'으로부터 지난해 11월 단박에 해임된 노영복(72) 광양보건대학교(전문대) 총장이 이후 법정소송 끝에 총장에 복귀했지만, 재단 측으로부터 철저히 '따돌림'을 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3일 광양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광양보건대학 재단(학교법인 양남학원 이사장 윤승호)은 지난달 14일 총장징계 의결을 요구하는 재단 이사회를 열어 복귀한 노영복 총장을 직위해제하고 나영진(46) 부총장을 후임총장 임명 때까지 총장직무대행으로 임명한다고 같은달 17일자로 인사발령 통지했다.

이는 재단 이사회가 1월28일자로 복귀한 노영복 총장을 지위회복 20일만에 전격 해임한 것으로, 재단 측에 반기를 든 노총장을 소위 '괘씸죄'로 집단응징했다는 것이 내부 실정을 잘 아는 인사의 귀띔이다.

이홍하 설립자의 구속으로 곤궁에 처한 재단 측은 자매대학인 4년제 한려대학교(총장 서복영)와의 통합을 통한 자구책을 모색해 왔으나, 노 총장은 재단입장과는 다르게 동반부실이 우려된다며 통합에 반대해 왔다.

광양보건대학은 국내 최대규모 사학비리의 지주회사 격인 이홍하 재단설립자(구속)가 세운 여러대학 가운데 한 곳으로, 안팎의 악재에도 매년 신입생충원율 8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려대학교 신입생충원률은 31%로 수년째 신입생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광양읍 덕례리 야산에 자리한 광양보건대학 전경. ⓒ프라임경제.
광양보건대 재단은 2월17일자 '노영복총장 직위해제사유서'에서 "총장 지위가 보전된 이후 부적절한 대학운영에 대한 책임을 묻고 법인(양남학원)을 전면 부정하고 대학 보직교직원을 왜곡 사실로 매도하며 파행을 유도하는 일부 교수들과 함께하는 모습에서 대학의 정상운영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이에 서로 신뢰관계 파탄이 초래돼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어 노 총장에 대한 직위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재단 측으로부터 직위해제 통보를 받은 노 총장은 "재단이사회 결정이 위법하다"며 법원에는 총장해임무효소송을 낸 상태로 현재 계류 중이며, 교육부에는 교원소청심사를 제기한 상태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법원에서는 총장해임무효소송이 끝날 때까지 총장을 공석으로 비워둘 수 없어 임시로 직을 보전한다고 결정했다.

노 총장은 법원의 본안소송이 늦어질 것에 대비해 법원에 '총장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총장직에 복귀했다고 한다.

복귀 이후 노 총장은 재단이 선임한 나 부총장과 대학교직원들이 법원의 효력을 무시하고 반기를 드는가 하면 업무를 방해했다며 나 부총장과 정모씨(7급) 등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고소했다.

노 총장은 고소장에서 "2월 당시 복수의 신입생 합격자 가운데 등록포기자에게는 이미 납부한 등록금 예치금을 환불해줘야 하는 상황임에도, 연락을 끊고 사직서를 제출한뒤 며칠 후에는 임의출근하는 등 등록금 환불처리를 못하게 해서 업무를 방해했다"며 "또한 나 부총장은 업무지시 불이행 뿐만 아니라 나에게 고성과 폭언을 해서 명예를 훼손했다"고 적시했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모 인사는 재단 측의 잇따른 총장제재에 대해 교직원과 법인이사들 대부분이 재단 설립자와 특수한 관계이기때문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평했다.

노 총장은 학교에 출근하고 있지만 '영(令)'이 서질 않고 있으며, 재단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총장말을 무시하거나 대들어 '철천지 원수'가 됐다고 주변인들이 전했다.

'광양보건대학 정상화추진교수회' 관계자는 "노 총장은 대학에서 40년간 봉직한뒤 정년하신 분인데, 재단 측은 70대인 노 총장이 귀찮으니 빨리 학교를 떠나라는 식으로 압박하고 있다"면서 "재단은 학교에서 연간 81억원씩 5년간 공금을 빼간 재단으로, 노 총장을 떠나보내야만 이홍하 설립자의 미납 변호사비용이라도 마련하려는 수작이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들은 "고소사실을 잘 모른다"거나 "바쁘다"며 답변을 거부한 채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