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재 이동통신 보조금시장은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전쟁통과 같은데요. 이 같은 형국을 대변하듯, 보조금 지원 날짜를 넣어 만든 123대란·211대란·226대란 등 신조어들이 온라인을 통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대란에는 이통사들이 비정상적인 대규모 보조금을 시장에 반짝 뿌리는데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당 보조금 수준이 워낙 높기 때문에 불법보조금이더라도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불법보조금 관련 이통사에 대해 영업정지를 예고한 후에 벌어진 일이라 정부의 경고를 가볍게 무시하는 이통사 행태로도 비춰집니다.
이 같은 이통사에 대해 정부는 '괘씸죄'를 더 적용할 방침이지만, 이통사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에 직면해있기에 보조금 전쟁을 멈출 수 없는 거겠죠. 이에 따라 올해 1·2월 이통3사 번호이동건수는 두 달 연속 100만건을 초과했다고 하네요.
올 3월 초까지는 보조금이 과다 지급되는 양상이 강한데요. 이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재고폰 처리를 위해 제조사 장려금을 많이 지급하는데다, 연초 실적을 높여 나머지 분기 목표를 결정하기 위한 일환이죠. 또 졸업부터 입학까지 스마트폰 교체 성수기 때이기도 하고요.
이와 함께 이번 보조금 대란에는 이통사들의 정치적인 면도 가세됐습니다. 123대란부터 살펴보자면, 지난 1월22일 저녁부터 최신 스마트폰이 0원에 판매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LG G2'는 0원에 판매되고 '아이폰5S'는 15만원까지 가격이 추락했죠.
업계서는 이때 LG유플러스가 보조금 지급을 먼저 실시했다고 하지만, SK텔레콤과 KT도 전격 대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KT는 황창규 신임 사장 취임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고,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은 1월23일 "점유율 50% 반드시 사수"를 선언했죠.
211대란 때는 이통3사의 시장점유율 지키기 총력전으로 해석되는데요, 이 때 아이폰5S가 10만원에 풀렸습니다. 또 갤럭시 S4 LTE-A는 출고가보다 높은 보조금이 책정돼 마이너스폰으로 전락했습니다.
SK텔레콤의 50% 사수 전략과 함께 KT의 무선시장 점유율 30% 유지, LG유플러스의 가입자 5% 성장 목표가 첨예하게 대립된 양상이었죠.
이후 이어진 226대란에 소비자들은 또 다른 대란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228·301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실체 없는 속설만 떠돌았었는데요.
미래창조과학부가 이통사의 시정명령 불이행 조치에 대한 영업정지 제재 결정을 이번 주에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통사들이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한 막판 전쟁이 짐작되고 있습니다.
미래부 제재조치와 별도로 시장과열 주도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측은 "이번 보조금 대란과 관련한 과열에 대해서는 미래부 조치와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제재조치에 포함될 것"이라며 "현재 현장조사는 끝마친 상황이며, 위원회 논의 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조금대란이 소비자 전체의 요금 및 단말기 인하 효과를 가져온다면 정부가 앞장서 환영할 일이 돼야 마땅하지만, 이통사 입장에 따라 몇몇만이 혜택을 보는 이용자 차별로 인해 '호갱' 양산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가 이번에는 제대로 '본떼'를 보여줄 수 있을 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