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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의 이미지메이킹] 담배 끊는 당신은 위대하다

이은주 이미지칼럼니스트 기자  2014.03.03 1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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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80년대 청·장년층에게 홍콩 영화는 청춘의 바이블과 같은 존재였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의리와 순애보가 남자의 가슴에 불을 지핀 것인데, 이와 더불어 불이 지펴진 곳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남자들의 입에 물려진 담배다. 주윤발과 장국영이 피우는 담배가 너무나 멋져 보여 담배에 손을 댔다는 남성들만 주변에 여럿이 된다. 이렇듯 남자들의 흡연은 대개가 호기심과 동경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출발은 이리 간단할지라도 끝맺음은 절대 간단하지 않다. 금연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는 요즘, 흡연자들에게 인생 최대의 결단을 내려야할 시기가 도래했다.

남자들이 함께 모여 놀이를 행하는 곳 중 대표적인 곳이 PC방이다. 여자들에게 그곳의 이미지는 담배연기로 뿌옇게 변한 갑갑한 실내의 이미지다. 하지만, 요즘의 그 곳은 꽤나 많은 변신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PC방의 전면 금연화가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인데, 이에 흡연자들의 불만 역시 거세지고 있다. 항간에서는 PC방의 간판을 흡연방으로 바꿔 1시간 담배 피는데 PC를 공짜로 쓸 수 있게 한다는 꼼수 아닌 꼼수까지 등장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사실의 진위 여부를 떠나 흡연자들의 분노가 느껴지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공공의 안녕을 중요시하는 사회 문화는 앞으로도 더욱 공고해 질 것은 자명하다. 이 이야기인 즉, 흡연자들은 점점 코너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필자의 입장에선 흡연문화가 점점 사라진다는 데에 반가움을 표시했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흡연자들의 권익 또한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는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흡연자는 절대 기피 대상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흡연이 자신의 건강은 물론, 공공의 건강을 해치는 것이지만, 흡연자들에게도 담배를 필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만들어주고 그 외의 장소에서 피는 경우에만 과태료를 부과하는 문화가 정착됨이 옳은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일본에서 보행 중 흡연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이면에는 흡연자들을 위한 충분한 장소가 마련돼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주변 흡연자들 중 꽤 많은 이들이 속된 말로 "이 꼴 저 꼴 더러운 꼴 안보고 확 끊어버릴까?"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 그 담배를 끊는 것이 쉽다면 중독이라는 말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지금 흡연자에 대한 권익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끊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훨씬 많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그 옛날, 남자들의 로망을 충족시키며 수많은 끽연가들을 탄생시킨 '말보로' 광고를 기억할 것이다. 1970년대 말 말보로 담배광고의 무뚝뚝한 사나이로 등장했던 에릭 로슨이 폐암으로 인해 7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한다.

14세부터 담배를 피운 로슨은 나중에는 '말보로 맨'을 패러디한 금연 광고에 출연하거나 '엔터테인먼트 투나잇'같은 프로그램의 한 코너에서 흡연의 부정적인 영향을 알리는데 나섰다.

하지만, 그는 당시에도 담배를 피웠고 폐암 진단을 받기 직전까지 계속 흡연을 했다고 한다. 로슨 외에도 말보로 상표의 담배 광고 모델을 맡았던 배우들 몇 명은 모두 흡연 관련 폐질환으로 사망했다. 1987년에 폐기종으로 죽은 데이비드 밀러, 1995년에 폐암으로 죽은 데이비드 맥린도 그들 중에 포함된다.

흡연자의 권리, 중요하다. 그렇지만, 인간이 건강하게 삶을 영위 할 권리가 더 소중하다. 힘든 시련 이겨내기 위해 힘차게 빨아 당기는 담배의 맛을 필자는 알지 못한다. "담배 맛도 모르는 당신이 어디서 훈계야!"라고 말한다면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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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잃고 고개 숙일 가족들 앞에서도 과연 그런 훈계가 가능할는지. 모든 것은 이제 오롯이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은주 이미지컨설턴트 / KT·아시아나항공·미래에셋·애경백화점 등 기업 이미지컨설팅 / 서강대·중앙대·한양대 등 특강 / KBS '세상의 아침' 등 프로그램 강연 / 더브엔터테인먼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