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발급받은 뒤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수 경쟁으로 좀처럼 줄지 않던 휴면카드가 금융당국 제도 개선과 최근 정보유출 사태로 감소세를 보이는 것.
28일 여신협회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휴면카드는 1395만장으로 같은 해 3월말 2458만장보다 1000만장가량 줄었다. 휴면카드는 카드를 발급받은 뒤 1년간 사용하지 않은 카드다.
이는 작년 4월부터 시행된 자동 해지제도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4월 회원이 직접 카드 해지신청을 하지 않더라도 카드사에서 직접 사전통지 등의 절차를 밟아 최장 5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해지되도록 했다.
각 카드사별로 휴면카드 비율은 △하나SK카드(23.7%) △롯데카드(16.5%) △BC카드(15.9%) △신한카드(15.4%) △우리카드(9.6%) △KB국민카드(9.3%) △삼성카드(8.6%) △현대카드(7.9%) 순이다.
특히 작년 2분기까지 휴면카드 비중이 19~22%에 육박했던 KB국민·삼성·현대·우리카드는 3분기부터 8~9%대의 내림세를 그렸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도 지속적으로 휴면카드 비중을 줄이고 있다.
휴면카드가 줄며 경제활동 인구 1인당 신용카드 소지 수도 평균 3.9장으로 6년 만에 3장대까지 감소했다. 작년 12월 말 현재 국내 은행과 카드사에서 발급한 신용카드는 2012년 대비 1435만장(12.3%) 줄어든 1억202만장이었다.
지난해 말 경제활동인구가 2587만3000명으로 집계된 점을 감안하면 경제활동 인구 1인당 3.9장의 신용카드를 소유한 셈이다. 1인당 신용카드 수가 3장대로 줄어든 것은 지난 2007년 3.7장 이후 6년 만이다.
1인당 신용카드 수는 2007년 3.7장에서 △2008년 4.0장 △2009년 4.4장 △2010년 4.7장 △2011년 4.9장까지 매년 늘다가 2012년 당국 대책이 시행된 뒤 4.6장으로 5년 만에 축소 전환했다.
이 같은 신용카드 소지 수 감소는 고객정보 유출 영향으로 휴면카드가 줄며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객정보 유출 영향으로 카드 소지자들이 사용하는 최소 카드만 남기고 카드를 해지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KB국민·롯데·NH농협카드는 지난 21일 이후 300여만장의 카드가 해지됐고 다른 카드사에서도 해지 건수가 평소보다 약 10% 증가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정보유출 사태 이후 고객들이 정보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주로 사용하는 카드 1~2개 정도만 남겨놓고 불필요하게 발급받았던 신용카드를 해지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보유출 사태가 벌어진 이후 카드 3사 외에 타 카드사도 재발급과 해지율이 일시적으로 늘었다"며 "재발급은 카드 3사에서 정보가 유출된 고객이 주사용 카드를 바꾸는 경우로 파악되며 해지 고객의 경우 정보유출로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휴면카드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