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광주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새정치연합(가칭) 전남도당 창당 발기인대회가 개최된 가운데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김성태 기자 |
[프라임경제] 3월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 무공천 방침을 밝힌 뒤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안철수 신당 공천경쟁을 준비해온 광주전남 출마 예정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않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출마포기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민주당 탈당 예비후보들과 퇴직 공직자들의 곤혹스런 입장은 '멘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28일 광주를 방문하고 "정당공천폐지를 결단 내릴 때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방선거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러나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것이 새정치다"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일부 출마예정자들은 "국민과의 약속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안 의원 뜻을 존중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문제가 왜 논의되지 않았는지는 묻고 싶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후폭풍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했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가 기초의원 비례대표는 공천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비판론이 비등 중이다.
새누리당의 기초선거 정당공천이 유지로 가닥을 잡은 이후 '약속과 신뢰를 지키는 새 정치연합' 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되기도 하지만, 정당공천 폐해를 주장하면서도 정작 정당 입김이나 인맥 공천 우려가 높은 비례대표는 공천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
새정치연합은 광역·기초 의회 비례의원에 대한 공천 취지가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전문성 있는 인사들의 지방의회 진출을 위한 것인 만큼 비례대표 광역·기초의원에 대한 공천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전남 여성단체연합은 27일 성명을 내고 안 신당의 무공천 배경에는 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대안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이 단체 주경미 대표는 "정당 무공천으로 토호세력이 더욱 더 판을 쳐 여성, 신진 정치인의 정치진출이 어려울 것이 불을 보듯 뻔한 만큼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비난도 당연히 동반됐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은 지역구에서는 민주당과 경쟁하지 않고 광역 몇 군데 먹튀하겠다는 신장개업 야바위 정당으로 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안 의원은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놓고 여야 정치권과 대통령을 압박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새정치연합은 기초의원 비례대표 공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이중플레이가 아닐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치연합 최대 지지기반으로 안풍 진원지인 광주전남이 마지막 보루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는 28일 호남에서 시·도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하고 호남지역 세력 조직화에 시동을 걸었다.
주최 측은 호남 지지기반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자평하지만 무공천 여파에 대한 우려의 현실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 김대중컨벤션신터에서 열린 창당 발기인은 550명. 하지만 정작 행사장에 입장한 인원은 500명을 넘지 않았고 그나마 상당수가 안철수 의원의 연설 이후 빠져나갔다.
최근 안철수 신당에 가장 높은 지지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었지만 기초선거 무공천 선언이후 흔들리는 결집력을 보여준 셈이다. 이날 발기인대회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은 "광주의 역사와 정신으로 새정치의 깃발을 높이 들어달라"며 호남 민심 껴안기에 나섰다.
안 의원은 "눈앞에 급급한 정치세력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 국민에게 지탄받는 정치, 명분도 없고 변명도 못하는 정치, 은근슬쩍 그 순간만 모면하는 그러 정치 낡은 정치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정당공천폐지 결단 내릴 때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방선거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이 눈앞에 아른 거렸다. 그 분들 원망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그분들 소중한 열정과 사랑을 품어줄 수 없어 정말 안타까웠다. 그러나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것이 새정치"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와 함께 "누구도 지키지 않은 약속이지만 새정치 연합은 지켜야 했다. 올바른 길이고 개혁의 길이기 때문이다"며 "진정한 새정치 일꾼이라면 우리는 섭섭함과 아쉬움을 새정치의 열정으로 이겨내고 더 단단하게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