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2003년 북미시장에서 데뷔한 인피니티 Q70(기존 M)은 현재까지 3세대에 걸쳐 디자인이나 성능 등 차량 모든 부분에서 진화를 거듭한 인피니티 플래그십 세단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일본 완성차 최초로 3000cc 디젤 엔진이 추가되면서 보다 폭넓은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인피니티는 브랜드 출범(1989년) 이래 선을 강조한 혁신적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성능, 그리고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감성 품질로 무장된 라인업으로 '럭셔리 카'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그 대표적인 모델이 바로 Q70이다.
특히 Q70 3.0d의 경우 국내 진출한 일본 자동차 브랜드 중 최초 디젤 세단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다만 정작 판매 부분에 있어선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못 미쳤다. 일본 '디젤 세단'이라는 단면만 비춰졌을 뿐 인피니티 브랜드만의 성격이 녹아든 또 다른 매력들을 충분히 잘 살려내지 못하면서 기대 이하의 판매고를 기록한 것이다.
과연 인피니티 Q70 3.0d 매력은 단지 '디젤 세단'에 그칠 것인가. 이러한 의문을 해소시키기 위해 직접 시승을 통해 다른 매력을 살펴봤다. 시승코스는 경기 일산 라페스타에서 출발해 △자유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영동고속도로 등을 거쳐 수원역을 왕복하는 총 130㎞ 거리다.
◆세련된 근육질 외관…품격 높은 인테리어
인피니티 Q70 3.0d 외관은 스포츠쿠페 디자인을 닮은 기존 M시리즈(M37·M56)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근육질의 다이내믹한 디자인을 그대로 담아 고급스러운 야생마를 연상시켰다.
외관은 스포츠쿠페 디자인을 닮은 기존 M시리즈(M37·M56)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인피니티 |
특히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움푹 들어간 프론트 휀더 디자인과 물결무늬 사이드 캐릭터 라인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한 면모를 과시한다. 여기에 전체적인 차량 비율도 앞부분은 길고 트렁크 부분은 짧은 '롱 노즈 쇼트 데크' 형태로, 영락없는 전형적인 스포츠 쿠페의 형상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기존 인피니티 라인업과 같은 패밀리 디자인으로, 뛰어난 미적 가치를 제시하는 것과 동시에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우선 운전석과 조수석이 각각이 독립된 형태인 '더블 웨이브(Double Wave)'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해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또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센터페시아는 주행 중 조작이 편하도록 주요 버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에 계기판도 운전자의 시야와 90도가 되도록 배치해 고속주행 때 시인성은 물론,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감성 품질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오디오시스템은 물론 속도 제한 및 크루즈 컨트롤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티어링 휠에는 히팅 기능을 추가해 겨울철에도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을 도와준다.
좌석도 통풍은 물론 럼버 서포트 기능을 제공하며 4계절 내내 장시간 주행에도 쾌적하면서도 피로감 없는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Q70 3.0d는 모든 좌석에서 전방에 대한 시야 확보에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전면 유리가 '탁 트인 넓은 시야'를 확보한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 시트 포지션을 앞좌석보다 높게 배치해 넓은 전방 시야를 자랑했다. 여기에 더해 뒷좌석은 성인 5명이 타기에도 충분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레그룸과 헤드룸을 각각 919mm, 957mm으로 설계했다.
◆강력·세련 배기음…폭발적 가속력 으뜸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어보니 디젤 특유의 엔진음이 울려 퍼진다. 귀에 거슬리지만 스포츠쿠페의 매력을 원하는 드라이버라면 오히려 자극적으로 들을 수 있을 정도다. 특히 급가속 때 울리는 특유의 배기사운드는 운전의 즐거움을 더하기에 충분했다.
Q70 3.0d 실내. 뒷자석은 성인 5명이 타도 넉넉할 정도로 넓어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다. ⓒ 인피니티 |
Q70 3.0d에 탑재된 엔진은 후륜 구동을 기반으로 인피니티의 퍼포먼스 플랫폼에 맞춰 개발된 V6 터보 디젤엔진. 특히 엔진 저회전 영역에서부터 최대토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세팅되면서 가솔린 엔진과 동일한 민첩한 반응이 가능케 만들었다.
여기에 수동 변속을 지원하는 7단 트랜스미션과의 조화를 이루며 최고출력 238/3750(ps/rpm), 최대토크 56.1/1750~2500(kg·m/rpm)의 강력한 파워를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에 도달 시간인 제로백도 6.9초 수준이다.
이러한 연유 때문일까. 자유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아도 우람한 차체가 앞으로 튀어 나갈 만큼 폭발적인 주행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순간 가속력의 경우 시트를 뒤로 젖히는 듯 온몸을 짜릿한 쾌감으로 사로잡았지만, 이러한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도 매우 훌륭했다.
특히 탄탄한 서스펜션도 차의 신뢰도를 높였다. 큰 차체에도 불구하고 고속에서 이뤄진 코너링에서도 최소한의 흔들림과 쏠림으로 안정적인 핸들링이 가능했다. 그렇다고 스티어링 휠이 무겁지도 않다. 고속주행에서 이뤄진 브레이크 능력도 순식간에 놀라운 제동력을 자랑하며 차체를 도로에 밀착시켰다.
Q70 3.0d 공인연비는 11.7km/L(신 복합연비 기준). 디젤 세단치고 높은 편은 아니다. 출시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Q70 3.0d가 높은 판매고를 올리지 못한 이유로 분석된다. 다만 실 주행 연비가 10.5km/L로, 공인연비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동안 '디젤 세단'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숨겨진 '인피니티 DNA'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Q70 3.0d가 과연 출시 이후 18개월 이상 지난 지금도 치열한 수입차시장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적지 않은 기대가 된다. Q70 3.0d 국내 판매 가격은 6270만원(부가세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