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2월 초, 부서 워크숍으로 제주도를 방문했는데요. 걱정했던 추운 날씨는 온데간데 없고 제주도는 따뜻한 봄바람이 저를 반겼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이튿날 새벽부터 엄청난 폭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엘사가 사는 겨울왕국이 여기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세상은 온통 하얗게 물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예정됐던 한라산 등반은 챙겨온 등산복도 한 번 못 입어 본 채 물거품이 돼버렸죠.
제주도 관광을 포기할 수는 없어 차후 방편으로 한림공원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10만여평의 드넓은 황무지모래밭에 야자수 씨앗을 파종해 만든 곳으로 야자수길, 협재굴, 재암민속마을 등 9가지 테마파크가 자리하고 있었는데요. 아름다운 경관 덕에 연간 100만여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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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낙서를 보고 제주도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갖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 정수지 기자 |
문제는 이런 세계적인 명소 속에 세계적인 망신살 뻗칠 이슈가 숨어있었는데요. 리스크는 9가지 테마파크 중 한 곳인 아열대식물원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동선과 가깝게 심어져 쉽게 손이 닿는 선인장마다 낙서가 있었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영미씨의 도 넘은 사랑의 결과물인 '영미♡태호' 선인장과 자신의 이름을 너무 사랑한 진욱씨의 선인장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 이름을 비롯해 알 수 없는 이름들이 선인장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곳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낙서를 보고 제주도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갖지는 않을까 우려스러울 정도였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것인지 회사 측에서는 '선인장에 낙서하지 마세요'라는 팻말을 여러 군데 설치했지만 여전히 악습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식물도 생명을 가지고 있어 아프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육에 지장을 받는다고 하는데요. 미관을 해치고 생육에도 지장을 주는 만큼 이를 자제하고 보호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끝으로 국내외 관광객 100만여명 앞에 맹세했던 영미씨의 사랑이 어떤 결말을 낳았는지 참으로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