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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LIG손보 인수 '신의 한수' 될까

금융강화 나섰지만… 정보유출 악재에 고심

이지숙 기자 기자  2014.02.25 16: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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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동안 진전이 없던 LIG손해보험(이하 LIG손보) 매각이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LIG손보와 매각주간사 골드만삭스는 지난 21일 잠재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인서(티저레터) 발송을 시작했고 25일부터 내달까지 참여 의향이 있는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IM)을 배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LIG손보가 4월쯤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하반기 중 매각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 후보들의 움직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일찌감치 인수 의향을 밝혔던 롯데그룹은 이후 계열사인 롯데카드의 정보유출 등으로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도 인수검토를 지속해 눈길을 끌고 있다.

◆회장님의 '금융사랑' 롯데손보 덩치 키울 기회

롯데쇼핑은 지난 12일 롯데그룹의 LIG손보 인수 추진설에 대해 "롯데그룹은 현재 크레디트스위스, E&Y한영, 율촌, 밀리만코리아 등을 자문사로 선정해 LIG손해보험 인수 추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롯데그룹이 LIG손보를 인수하게 되면 시장점유율 3%에서 고전하는 롯데손보를 삼성화재에 이은 업계 2위까지 올려놓을 수 있다.

롯데그룹은 2008년 대한화재해상보험을 3500억원대에 인수해 손해보험업에 진입했지만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상태다. 작년 9월말 기준 롯데손보의 총자산은 4조7418억원, 원수보험료 9923억원으로 종합손보사 중 하위권인 업계 9위다.

그러나 총자산 19조2335억원, 원수보험료 44754억원의 업계 4위 LIG손보를 인수하면 현대해상, 동부화재를 넘어서 업계 2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롯데그룹이 LIG손보 인수가 성공했을 때 원수보험료를 기반으로 산출한 시장점유율은 △삼성화재 26.3% △롯데손보 16.7% △현대해상 16.1% △동부화재 15.3% 순이다.

더욱이 LIG손보는 롯데의 소규모 영업인력을 보완할 수 있고 롯데손보는 LIG손보가 시장 후발주자로 아직 입지가 좁은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서 8~9%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상호보완으로 인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금융사랑'도 주목받고 있다. 과거 노무라증권에 근무하며 금융업에 대한 식견을 넓혀온 신 회장은 금융업 확장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신 회장은 1995년 롯데캐피탈을 설립하고 2002년 동양카드를 인수한 뒤 유통 부문의 카드사업부와 통합해 롯데카드를 키웠다. 2008년에는 코스모투자자문의 지분을 인수해 자산운용업에도 진출했다.

◆개인정보유출, 무리한 사업확대 우려도

최근 롯데그룹에 익단 악재가 겹치며 인수대금이 6000억원으로 예상되는 LIG손보 인수 추진이 무리한 도전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GS마트, 하이마트 등의 인수에 자금을 쏟아 붓고 제2롯데월드 건설에 거액이 들어가며 롯데그룹은 해마다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지만 점차 자금투입이 힘에 부치는 데다가 최근 롯데쇼핑의 650억원 세금 추징, 롯데카드 영업정지 등 악재가 겹쳤다.

특히나 최근 롯데그룹이 1조원대 자산 매각을 추진하기로 하며 그동안의 신 회장의 공격 경영으로 인한 사업 확대로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것 아니냐는 물음도 나오고 있다.

또한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카드에서 정보유출 사태가 벌어지며 롯데그룹이 인수전에 적극 뛰어들 경우 '인수자격 논란'이 일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객정보 유출로 고객신뢰를 잃은 기업이 금융사를 인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LIG손보 인수에 관심이 있는 건 맞지만 아직 검토가 끝나지 않아 확실한 참여여부는 알 수 없다"며 "인수 절차가 좀 더 진행되면 검토 후 참여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