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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융한류, 김승유 민생은행 고문은 적임자 맞나?

임혜현 기자 기자  2014.02.25 16: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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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중국 민생은행 고문직을 맡기 위해 연초 출국한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출국 전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은 이제 금리 자유화를 앞둔 상황에서 금융시장이 급변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이런 변화 속에서 내가 가진 노하우를 알려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하나은행이 보람과 서울, 충청은행 등을 합치며 성장해 온 과정의 산 증인이다. 최근에는 외환은행 인수를 매듭짓기도 했다. 하나은행 더 나아가 하나금융그룹의 역사를 써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그의 인수합병(M&A) 관련 행보가 과연 교과서적으로 모범에 가까운지를 이 같은 외형적 성과를 놓고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금융기관의 고문직 초빙과 수락은 원래는 해당 당사자들의 자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고문 초빙은 당국의 검사와 외환은행 노조에 의한 고발 등 민감한 파장의 여파가 채 모두 가라앉지도 않은 상황에서 출국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런 점에서 과연 불요불급하고 적당한 일이었는지에 호사가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이 잘못이라고 하기 어렵다.

◆"M&A 추진 국면서 기득권 내려놓지 못해" 평판

하나은행은 과거 제일은행을 합병대상으로 고른 바 있다. 이를 두고 제일은행을 인수할 경우 제일은행의 누적적자를 활용해 앞으로 3년에 걸쳐 1조원가량의 법인세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내려진 선택이 아니겠댜는 해석이 나왔다.  

하나은행이 서울은행과 합치는 과정에서 적자 상태인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을 인수하는 형태를 취해 거액의 이월결손금을 공제받을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해석론은 무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득이 되는 M&A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 한편, 자신과 큰 은행과 합치는 문제에는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1999년말부터 김정태 당시 주택은행장은 하나은행에 대등합병을 제안했었지만, 하나측은 부정적이었는데, 자신보다 큰 은행과 합하면 결국 잡아먹히게 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기득권의 보장을 전제로 한 이 같은 M&A 패턴은 결국 한미은행 인수 추진이 좌초하고 반면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쳐져 통합 국민은행이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여러 문제점을 낳게 된다.

저원가성 예금 유치 성적표나 낮은 예대마진 등 미해결

KB국민은행은 이 같은 행보로 많은 자금을 흡수했다. 은행의 안전성을 중시하는 개미 자금들이 계속해 몰려들면서 국민은행의 조달금리는 다른 은행들보다 현저히 낮아졌다.

반면에 하나은행은 여전히 점포망이 적은 한계를 안고 시장 재편을 지켜봐야 했다. 단자사 출신으로 높은 네고금리를 적용해 자금을 유치한 패턴을 빠르게 극복하고 다음 페이지를 여는 타이밍이 늦어진 것이다. 하나은행의 예대마진(수신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은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점은 주지의 사실이기도 하다. 

지금도 예대금리차를 보면 하나은행은 우리나 국민, 기업은행 등에 비해 낮은 순위에 머무른다고 알려졌다. 공격적인 영업으로 저원가성 예금(LCF) 늘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신한 등 경쟁은행들의 벽을 여전히 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숙제다.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이런 벽을 깨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독립경영(투 뱅크 운영)의 한계로 중복비용이 많아 발목을 잡혔다. 이른바 '투기자본의 먹튀를 돕는다'는 비판에도 불구, 외환은행 인수를 성사시키기는 했지만 실제로 기대가 성과까지 이어질지 확인은 아직 요원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민생은행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김승유호'의 노하우를 교과서나 모범답안격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비판적 사례 연구로 접근하는 정도가 오히려 낫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 전 회장이 고문직을 수락한 바에 대해 이를 복잡한 상황을 모면하는 출국 기회로 삼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는 것은 '과연 꼭 그여야 하는지, 또 지금 당장이어야 하는지'에 공감대가 확실치 않은 데서 기인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