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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순천·광양 '먹는장사' 우환 3재(災)

박대성 기자 기자  2014.02.25 14: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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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동부지역 연담도시인 여수와 순천, 광양시에 연초들어 잇단 악재가 터지고 있어 요식업소를 중심으로 "3재(災)가 끼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25일 여수순천광양시에 따르면 순천지역은 AI(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한 관광객 급감 탓에 애를 태우고 있다. 순천시는 철새에 의한 AI 감염확산을 막는다는 구실로 지난달 22일부터 순천만생태습지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한달여 출입이 통제되면서 순천만 입구에 즐비한 식당과 펜션업계가 관광객 급감으로 인한 매출하락을 호소하며 시에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순천만 부근 요식업소를 중심으로 '순천만폐쇄 반대' 청원운동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철새가 조류인플루엔자의 원인이 아니라는 학계 의견이 있는데도 시에서는 한해 300만명이 찾는 순천만을 폐쇄해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순천시는 "AI확산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순천만 개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순천만보존과 관계자는 "독단으로 폐쇄했다가 개방했다가 할 순 없다"며 "방역본부 및 관계부서와 의견조율이 필요하고 시민들의 의견도 수렴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광양은 '가짜 백운산고로쇠' 파동으로 동네가 시끄럽다. 봄철은 고로쇠의 최대 성수기임에도 값싼 '거자수'나 단풍나무 수액에 물과 사카린(인공감미료 특당화)을 섞은 가짜 고로쇠가 '백운산 고로쇠'로 둔갑해 판매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되면서 그야말로 찬바람이다.

물탄 고로쇠를 조제한 업자도 문제지만, 고로쇠 부족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새벽이나 밤시간대에 트럭 편으로 외부에서 고로쇠를 들여온 양심불량 산장들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가짜 고로쇠 업자가 광양 백운산 일대 식당과 산장 17개업소에 고로쇠를 공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말이면 문전성시를 이뤘던 주요 산장에는 구매예약이 취소돼 선량한 채취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광양시 봉강면 주민 이모씨(53)는 "가짜 고로쇠를 백운산고로쇠로 속여판 업소들 명단을 밝혀서 재발을 막아야 한다"며 "소비자들로부터 '진짜고로쇠 맞냐'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아 아주 성질이 난다"고 흥분했다.

광양시의 대처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가짜고로쇠 유통소식에 광양시는 "백운산 고로쇠 유명세 덕택"이라며 남일처럼 말하는 것도 소비자들의 화를 돋구고 있다.

백운산고로쇠 약통을 개당 2000~2500원에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다, '백운산고로쇠' 라벨을 갖다 붙여 파는데도 광양시가 유통관리 대책보다는 '백운산 유명세' 운운이 더 기분상했다는 뒷말도 들린다.

   
여수지역 국회의원과 시장, 정치인들이 기름유출사고 이후 수산물시장을 찾아 회를 먹으며 수산물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여수시
여수는 '우이산호 기름유출' 여파로 수산물 판매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여수 GS칼텍스 원유부두 송유관 충돌사고로 기름 16만4000톤이 유출됐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여수산 수산물 기피현상이 빚어졌다.

사고현장과 어획물이 주로 잡히는 가막만과 여자만과는 30km 이상 떨어졌음에도 "기름에 오염된 생선"이라는 선입견이 나붙어 여수산 수산물과 횟집 등이 타격을 입었다.

어민들은 언론에서 온통 '여수 기름유출'로 보도하면서 지역수산물 이미지가 나빠졌다며 명칭을 싱가포르 국적 '우이산호 기름유출사고'로 바꿔 달라고 청원했고, 해양수산부와 언론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우이산호 기름유출' 사건으로 바꿨다.

다만, 기름방제가 끝나면서 연안 생태계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돼 여수수산물특화시장 등에 끊겼던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는 등 예전의 명성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이와 관련해 여수시 관계자는 "대부분의 수산물과 양식장이 모여있는 가막만과 기름유출현장과는 상당한 거리에 있을 뿐만 아니라, 전복은 완도, 멍게는 통영에서 들어오는 등 기름유출과는 대부분 무관하기 때문에 안심해도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