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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보세요] 이주여성 긴급보호! '02-733-0120'

이주여성 상담원, 6개 국어 취급… 한울타리 쉼터 병행

하영인 기자 기자  2014.02.25 14: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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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남편과 의사소통이 잘 안 돼 힘들어요. 어디 마음 편히 털어놓을 곳도 없고…. 제가 꿈꿨던 결혼생활은 이런 게 아니었어요."

부부갈등을 겪고 있는 A씨(우즈베키스탄·23)는 지금껏 띠동갑도 넘는 남편과의 세대차이, 문화적 차이 등 여러 문제가 있음에도 그저 속으로 삭여왔다. 그러다 점점 문제가 심각해지자 그는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곳을 찾게 됐다.
 
A씨의 경우처럼 다문화가족 대부분 하나둘씩 의사소통의 어려움,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한 갈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감안해 서울시는 서울 거주 외국인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이하 이주여성상담센터)를 설립했다.
 
◆이주여성 상담원 "경험 살려 친근하게" 
 
지난해 9월 서울 종로에 문을 연 이주여성상담센터는 '인권보호·전문상담·긴급보호서비스'를 3대 주요 추진방향으로 삼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
이를 위해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 △베트남어 △필리핀어 △몽골어 △영어 등 6개 국어에 능한 6명의 상담원이 이주여성 돕기에 주력한다. 
 
특히, 외국어를 담당하는 상담원 모두 이주여성으로 본인의 경험을 살려 내담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에 높은 만족도를 자랑한다.
 
기타 언어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35명의 자원봉사자가 통·번역해주고 있다.
 
이주여성상담센터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한 달에 한 번씩 전문가를 초청해 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노동 분야 등 특강으로 상담원 교육을 진행한다. 
 
내담자들은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노동피해 △부부갈등 △가족불화 등의 상담피해유형을 겪고 고통에 찬 신음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사단법인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위탁 운영을 맡아 전문적인 상담서비스를 지원한다. 
 
◆긴급단기보호시설 '한울타리 쉼터' 비롯 실질지원프로그램 자랑
 
타 기관과 차별화되는 이주여성상담센터만의 장점은 긴급단기 보호시설 '한울타리 쉼터(이하 쉼터)'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 쉼터는 가정폭력이나 부부갈등 등의 문제로 오갈 곳 잃은 여성과 아이들에게 심리치료와 상담은 물론, 안전히 몸을 맡길 수 있는 울타리다. 아울러 최대 3개월 동안 머무를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인미란 센터장의 부연이 이어졌다.
 
"쉼터는 유학생이나 노동자들이 기숙사나 사업장을 옮길 때 잠시 머무르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 부부갈등문제로 인해 의탁합니다. 저희 이주여성상담센터는 부부가 함께 상담하는 등 대화를 통해 되도록이면 부부갈등을 해소하고 소중한 가정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어요."
 
여기에 더해 센터 상담 후 쉼터에 입소하면 의료나 법률지원을 함께해 줄 수 있어 문제해결이 수월하고 만일 문제해결이 길어질 때는 장기 쉼터나 자활센터로 연계해준다.
 
   외국어 담당 상담원들은 모두 이주여성으로 내담자의 갈등 해소를 위해 힘쓰고 있다. ⓒ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  
외국어 담당 상담원들 모두 이주여성으로, 내담자의 갈등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
이런 가운데 최근 '왜 자신의 아내를 쉼터에서 보호하고 있느냐'는 항의전화가 늘고 있다. 그러나 쉼터에 의탁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의사에 달린 일이다. 남편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상담을 통해 충분히 입장표명할 수 있다. 지난 1월 쉼터를 거친 의탁자 수는 43명으로 이는 29명의 성인과 아동 14명이 합쳐진 인원이다.
 
기존 상담센터의 경우 보호시설이 없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주여성상담센터는 국내 처음 쉼터를 둔 곳으로 상담 후 입소 가능한 원스톱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이 덕에 내담자들은 더 안심할 수 있고, 상담원들도 충분한 상담을 통해 이들을 쉼터로 안내해주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인 센터장은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곳곳에서도 쉼터를 운영하는 상담센터가 생겨나 더 많은 이주여성을 도와줄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훗날 그들이 본받을 수 있는 모범 상담센터가 되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을 피력했다. 아울러 인터뷰 말미 그는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에 부탁의 말을 전했다.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는 이주여성이 다시는 인권침해를 당하지 않도록, 또 그들의 심리적 고통과 법률적인 문제까지 해결해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려움이 생겼을 때 곧바로 주저 없이 연락을 주셨으면 해요. 그래야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