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누구나 여가시간에 즐기는 취미 한 가지 정도는 있을 텐데요. 저는 요즘 장난감 조립에 푹 빠졌답니다. 건담 프라모델 조립을 목표로 연습 중인데요. 초보자도 조립하기 쉬운 케로로 시리즈나 골판지전사 시리즈로 실력을 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몇 주 전 저희 집에 방문한 꼬마손님들이 제 작품(?)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나마 조립이 가장 간단한 케로로 시리즈여서 망정이지 다른 로봇들에 손을 댔다면 더욱 난감할 뻔했습니다.
어린 조카들의 손에 조각나버린 케로로 조립시리즈. 동그라미 안은 완성된 모습. = 이보배 기자 |
원래 이런 조립완구는 완성 후 갖고 노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감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기 좋게 전시했어야 하는데 다 제 불찰이죠. 더군다나 어린아이들이 한 일이라 마음 상한 내색도 하지 못한 채 조각난 케로로 친구들을 다시 조립해 원래 모습으로 복구시켜 놨습니다.
그러고 보니 2년 전 광주에서 발생한 '람보르기니 악동 사건'이 생각나는데요. 2012년 6월 어느날 광주 한 아파트 지하에 주차된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한대에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11세 초등학생 4명이 지하주차장에서 놀다가 주차된 람보르기니를 발견하고, 차량을 향해 소화기를 발사 하는가 하면 차 위에 올라가 발을 구르고 장난을 쳤습니다. 이 장면이 주차장 CCTV는 물론 해당 차량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찍혀 덜미가 잡혔지요.
당시 많은 언론매체가 해당 사건을 앞 다퉈 보도했는데요. 차량 구입 금액이 5억원으로 수리비만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이들이 차량 파손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부모가 수리비를 물어주기로 약속했으나 사건 발생 한 달이 넘도록 배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아이들은 "차 모양이 장난감처럼 보여서 호기심에 장난을 쳤다"며 "그렇게 비싼 차인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이 발생한지 어느새 2년이 다 됐는데요. 해당 사건의 결론은 정확히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다만 두 가지 루머를 생산해냈죠.
사건 발생 같은 달 페이스북에 관련 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피해차량은 랩핑 차량으로 랩핑한 것 일부만 손상된 정도로 세차 후 말끔해져서 실제 수리비는 6000만원 정도라는 내용이었죠.
또 다른 루머는 사건 발생 1년 뒤 떠올랐는데요. 결국 학부모와 합의를 하지 못한 차주가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1심 결과 수리비 1억5000만원을 요구한 차주가 승소해 차주는 수리비만도 고액이라는 점을 감안해 한 가정 당 3000만원씩의 보상을 요구했는데요. 학부모 측에서 3000만원도 많다고 항소를 했다는 것입니다.
나름 보상액을 깎는 선처(?)를 베풀었음에도 불구하고 "람보르기니 탈 정도로 부자니 봐 달라"며 항소한 학부모 측의 태도에 뿔난 차주가 람보르기니 고객지원 법무팀으로 사건을 넘겨 항소심을 진행 중이라는 소문도 돌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합의 없이 자동차 수리비는 물론, 정신적 피해보상, 법무팀 선임비용 등 학부모들의 부담 비용이 억대로 불어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지금은 기억에서 잊혔지만 당시 람보르기니 악동 사건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는데요. 실제 사건 해결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물건의 가치를 떠나 남의 물건에 피해를 주는 일 없도록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