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통신브랜드 1위 자리가 하루 만에 뒤바뀌는 어리둥절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9일 KT(030200)는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국내 통신사 1위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는데 다음날인 20일 SK텔레콤(017670)도 국내 통신 브랜드 중 1위로 꼽혔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하루 만에 뒤바뀐 국내 통신사 1위 순위는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신뢰성 문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너도 나도 1위라고 발표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누구를 믿어야 할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겠죠.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기관이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KT의 경우, 브랜드 파이낸스가 발표한 '2014 통신 브랜드 500위', SK텔레콤은 인터브랜드의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2014'를 순위 책정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 가치 평가 기관은 각자의 기준을 적용해 순위를 정하고 있습니다. 평가 기관에 따라 순위 변동이 있을 여지는 충분하죠. 가치평가 관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공통된 기준을 적용한 브랜드 가치 모델이 없어 기관마다 순위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 관계자는 "브랜드 파이낸스는 고객 충성도·니즈·임직원 만족도 등 무형자산에 조금 더 무게를 두는 반면, 인터브랜드는 기업 자산 등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에서 브랜드 가치 평가를 진행하는 산업정책연구원의 발표 또한 이들 기관과 차이를 보이는데요. 연구원이 파악한 결과를 보면 KT는 지난 2012년 기준 전체 기업 브랜드 중 5위였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6위를 차지했다고 알려졌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보다 높은 순위입니다. 이는 KT를 그룹차원에서 조사했기 때문이죠.
이와 관련 하수경 산업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브랜드 평가 때는 평가모델과 어떤 부분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이 때문에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례에서 KT의 경우, 브랜드 파이낸스가 발표한 '글로벌 500개 브랜드' 중 통신사만을 뽑아 발표했죠. 다시 말해, 국내외 통신사 중에서 순위가 선정된 것입니다. 인터브랜드는 세계가 아닌 한국 내 브랜드만을 놓고 가치평가를 진행했습니다.
KT 관계자는 "브랜드 파이낸스는 글로벌 전체를 두고 평가한 것이고, 인터브랜드는 국내업체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것"이라며 "평가 범위와 모델이 달라 순위가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결과를 두고 SK텔레콤과 KT 또한 기싸움이 팽팽한데요. SK텔레콤 관계자는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KT는 유·무선을 통합한 그룹으로 들어가 있다"며 "SK텔레콤은 KT와 달리 SK브로드밴드 등 계열사로 나눠져 있다"고 주장했죠. 이에 대해 KT 측은 KT 또한 그룹이 아닌 통신사로만 평가가 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현재 브랜드 파이낸스와 인터브랜드는 브랜드 가치 산정업계의 글로벌 기준인 'ISO'를 획득·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평가기관에 따라 기업 브랜드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기에, 해당 기업은 자신에게 더 우호적인 기관 자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겠죠. 그러나 일관되지 않은 순위 발표는 소비자 원성만 살 수 있습니다. 통신사 말장난에 소비자들이 눈먼 장님이 될까 우려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