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강산도 두 번이나 변한 시간이었지만,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김가네'는 한결같은 마인드를 고스란히 품고 꾸준히 발전해온 외식 프랜차이즈 1세대다. 이런 마음가짐은 글로벌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다. 김가네는 외식업으로는 성공이 어렵다는 중국에서 10년째 명성을 넓히고 있다. 그간 쌓인 노하우는 이제 세계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채비를 끝마쳤다. 김용만 김가네 회장을 만나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김가네가 20년간 한결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최상의 식재료 고집한 데 있다. 이는 글로벌시장에서도 통할 것으로 보인다. ⓒ 김가네 |
김용만 회장의 지난 20년은 한결같은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데 쏟은 시간이다. 고객이 변치 않고 김가네를 찾아준 게 그저 고마운 이유다.
그래서인지 그가 처음 내뱉은 말은 재료의 차별화다. 한결같은 마인드는 곧, 맛의 처음과 끝이 같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김 회장은 지난 1994년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며 슬로건도 '맛으로 승부를 겁니다'로 내걸었다.
맛을 유지하려니 그만큼 최상의 재료를 고집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고기만 해도 'A++'를 사용하는 등 여전히 업계에서 최상으로 평가되는 재료들만 찾고 있다.
"점주님 경력을 보면 5~19년까지 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점주 분들이 많다는 것은 결국 장사가 된다는 것이죠. 맛으로 승부를 걸었고, 처음과 끝이 같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김가네서 사용되는 식자재의 80%는 국내산이다. IMF 당시만 해도 국산만 고집했지만, 제품경쟁에 따른 비용을 따지자니 참기름과 고춧가루 정도만 반반 섞였다. 쌀은 강원도 철원과 전라남도 함평에서 공수 중이다.
◆맛으로 승부, 1일 배송시스템은 '신선도 핵심'
김 회장의 꾹꾹 눌러 담은 말에는 자신감이 더욱 묻어났다. 쇼윈도에서 김밥을 즉석에서 말아 손님에게 판매하는 시스템을 처음 선보인 김가네는 1일 배송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
김 회장은 "즉석 김밥이기 때문에 식자재도 새벽 6시에 생산지에서 준비해 아침 9시면 각 매장으로 출하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만 김가네 회장(가운데) 등 관계자가 지난달 15일 중국 청도에 '난탄점'을 개소했다. 김가네는 중국 가맹점 확장의 요충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김가네 |
개발 전담부서에서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신메뉴도 다소 촌스러웠던 처음과는 달리 혁신적이다. 모두 51가지 메뉴를 보유한 김가네는 김밥만 15가지 종류며 그 외 쌀로 만든 메뉴 16가지, 나머지는 분식이 차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1년에 상반기 세 가지, 하반기 세 가지 정도의 메뉴 개발을 하고 있다"며 "시장조사와 가맹점주의 의견을 듣고 매장이 필요로 하는 메뉴 개발과 뒤처지는 메뉴는 리뉴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쇼윈도에서 직접 말은 김밥 "이제는 중국"
이런 김가네가 중국시장에 진출한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김가네는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직영 체제로 지난 2004년 북경 1호점을 시작, 현재 중국 내 5개 매장을 열었으며 내달 한 곳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중국 산동성 가맹지역본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할 얘기도 많다. 김 회장은 "중국에서는 가맹점 하나를 오픈하려고 해도 법적 절차가 까다롭거니와 쉽지 않다"며 "재료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우리와 동일한 메뉴에 중국 소비자들의 호응은 좋다"고 미소를 건넸다. 이어진 말에는 경험에서 우러난 창업식견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중국이란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가장 많고, 먹는 것도 굉장히 많이 차려놓습니다. 부족하다 싶으면 좋지 않게 보죠. 하지만 글로벌화하고 먹는 방법도 많이 바뀌면서 소식을 하되, 영양가 있는 것을 찾더라고요."
김 회장은 15년 전으로 시간을 다시 한 번 되짚었다. "당시 중국 주방장들과 만난 적이 있습니다. 한국 음식 문화를 보여주는 시간이 있었죠. 호텔 잔디밭에서 종류별로 시식회를 간단히 했는데 '맛있다'며 먹더라고요. 간단하면서도 나와서 먹는데 맛이 참 좋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김 회장은 이후 2004년 중국 북경에서 한 번 더 시연을 했는데 속된말로 먹혔다. 북경 1호점의 대박도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을지 모르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처음에는 이런 음식이 다 있나 싶은 눈치였는데, 줄을 서면서 먹었다"며 "쇼윈도 앞에서 김밥을 말아 판매하는 시스템이 중국에서도 통했다"고 말을 보탰다. 당시 '사스'로 김치 성분 얘기가 회자되면서 김가네 김밥 중 '김치 김밥'과 '김치 볶음밥'이 대히트를 치게 된 사연도 있다.
김가네는 현재 회장부터 임원 열외 없이 전국 가맹점을 직접 발로 뛰며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가맹점주들의 반응도 좋다는 설명이다. ⓒ 김가네 |
김 회장은 "중국에서 안착하려면 시간과 경제적인 부분도 필요하지만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김밥 전도사가 돼 김가네의 중국 내 1000개 개소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머릿속 구상을 전했다.
중국 내 유통시장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이미 박혀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물론 유통까지 도맡는다면 성공은 조금 더 빨리 오지 않을까 싶은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회장부터 임원 열외없이 현장목소리에 부응
국내시장에서의 지속 발전 또한 김 회장의 숙원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2020년까지 매장 2020개, 연간 202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가맹점이 있어야 본사가 성장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김 회장은 가맹점주와의 동반자 관계에 믿음으로 다가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가네 본사 각 부서장들은 올 1월부터 전국 가맹점을 직접 순회하며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회장부터 임원 모두 열외는 일체 없다.
김 회장은 "100%는 아니더라도 90% 가까이 갈 수 있는 자세를 보이면서 전략을 수립 중이고, 이미 점주들도 나름 호응하는 분위기다"며 올 한해를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