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가장 먼저 배우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빨리빨리'라고 하는데요. 그들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쁘고, 여유 없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합니다.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질 급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인데요. 대표적으로 출퇴근길 지하철을 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우당탕탕 걸어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사람들.
또 치킨을 주문했을 때 "빨리 갖다 주세요"라고 말하거나, 신호가 바뀌고 바로 출발하지 않으면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리고 심지어 결혼식마저도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우는 광경들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모습들이죠.
이처럼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뭐든 빨리빨리 해결하고 처리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고, 그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는데요. 빨리라는 말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습관처럼 자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 중 하나가 '빨리빨리'라고 할 정도로, 빨리라는 말은 이미 우리 일상에 습관처럼 자리하고 있다. = 노병우 기자 |
대부분의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탈 때 닫힘 버튼을 누르고, 어떤 사람은 한 번이 아니라 서너 번씩 눌러대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 닫힘 버튼을 누르면 전력 소모가 크다는 말을 지인들로부터 들은 적이 있어 잘 누르지 않는 편입니다. 옛날에는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 누르면 횟수당 50원가량의 전력이 낭비된다는 괴담까지 있었죠.
그러나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누르는 것은 전력량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상황에서 닫힘 버튼을 눌러 문을 닫는 것과 그냥 문이 닫힐 때 전기 소모량은 회당 0.0125kw/h로 같다는 것입니다. 다만 장난으로 문을 여러 번 열고 닫는 행위를 반복할 때는 전력이 낭비되겠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닫힘 버튼을 누르는 것은 사실상 전력을 낭비하는 행동이 아닐까 싶은데요. 모든 엘리베이터는 한 번 열린 후에 일정한 시간 열려 있다가 닫히도록 돼있는데, 이는 사람들이 충분히 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게 이유겠죠.
그러나 이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닫힘 버튼을 누르면 추가로 사람을 태울 기회를 없앤 채 출발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운행하지 않아도 될 횟수가 그만큼 더 늘어나 전력소모를 일으키는 셈이죠.
결국 빨리빨리 처리하는 우리 문화 때문에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소통의 단절과 무관심, 여유로운 삶과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방법을 빼앗아 가버린 듯합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이 속도를 따라잡으려고 애쓰고 피 튀기는 경쟁사회 안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이제는 '여유로운 삶'을 쫓을 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사실 마음의 여유를 갖는 일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