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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3사, 상담사 거취 문제로 여전히 '뭇매'…고용유지 불안

여전히 남아 있는 '보상 문제'에 '속 빈 강정' 지적, 깊어지는 시름

김경태 기자 기자  2014.02.19 16: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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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논란의 중심에 선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농협카드가 오는 5월16일까지 영업정지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에 대해 아웃바운드 상담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종용했지만, 이들 기업은 업무를 하지 못하는 데 따른 보상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당장 2월 급여를 지급해야지만, 정확한 결론은 여전히 답보 상태라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내용을 살펴봤다.

고객정보 유출 사건으로 카드사 아웃바운드 업무가 현재 일부 잠정적 중지 상태인 가운데, 이번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카드3사가 영업정지에 들어갔다. 상담사들의 시름도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

이번 영업정지로 카드3사의 경우, 신용·체크·선불카드 등 신규 회원 모집과 발급을 할 수 없게 됐다. 이와 함께 △현금서비스 △카드론 △리볼빙 신규 약정 △카드슈랑스 △통신판매 △여행 알선 등 부수 업무 역시 판매가 제한된다. 다만, 기존 고객의 카드 재발급과 결제, 한도 내 신용대출은 가능하다.

◆피해 상담사만 총 5500명, 아웃바운드 절반 수준

카드3사 영업정지로 인해 피해를 입은 상담사는 총 5500여명. 카드3사의 상담사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2800여명의 상담사가 근무하고 있는 KB국민카드의 아웃바운드 상담사만 1400여명이다.

이어 롯데카드는 총 2000명의 상담사 중 아웃바운드 상담사가 800명이며, 마지막 농협카드는 700명의 상담사 중 200명이 아웃바운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들 아웃바운드 상담사 대부분은 아웃소싱업체 소속으로 조사됐다.

이 뿐만 아니라 기타 다른 카드사 역시 확약서를 제출하기 전까진 영업을 제기 할 수 없어 아웃바운드 상담사의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과 노동부는 "상담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으며, 금감원은 "이번 영업정지로 인해 상담사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며 "상담사들의 고용은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드3사가 아웃바운드 상담사의 고용은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상담사 보상에 대한 문제는 결론을 내지 않아 상담사들이 현장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 프라임경제  
카드3사가 아웃바운드 상담사의 고용은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상담사 보상에 대한 문제는 결론을 내지 않아 상담사들이 현장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 프라임경제
이에 카드3사는 상담사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수 KB국민카드 커뮤니케이션부 과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인해 인바운드 인력이 상당히 부족한 상태다"며 "아웃바운드 업무를 담당하던 상담사들을 현재 인바운드 업무로 일부 전환 배치하고, 전환배치를 하지 않은 상담사들은 기존 고객에 대한 아웃바운드 업무를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김춘식 롯데카드 기획홍보팀 과장은 "그동안 아웃바운드 상담을 했던 상담사들에 대해 전환배치와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며 "일부 상담사에 대해서는 카드 발급에 대한 인바운드 콜이 늘어나고 있어 전환배치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윤영호 농협 카드홍보팀 과장도 "일부 아웃바운드 상담사에 대해 카드 재발급이나 신용카드 발급 시 사용방법 설명 아웃바운드 콜로 전환배치하고 있으며, 일부는 교육 중에 있다"고 전했다.

◆정확한 지침 아직 없어 발만 '동동'

이처럼 카드3사가 상담사 고용유지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아웃소싱업계 관계자나 상담사들은 여전히 '속 빈 강정'이란 지적이다.

상담사 A씨는 "고용은 유지해야 한다는 정부 지침으로 해고는 하고 있지 않지만, 정확한 보상 지침이 내려지지 않아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마치 사형선고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A씨는 "일부 언론에서 상담사들의 급여를 보전해 주겠다는 기사가 보도 됐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정확한 지침을 전달 받은 바 없다"며 "탁상공론만 하지 말고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우리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이 빨리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웃소싱업체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용업체에서 도급을 맡은 아웃소싱기업들은 이번 영업정지로 인해 상담사 급여뿐만 아니라, 콜센터 유지비에 대한 것도 문제 되고 있어 금전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드3사는 이를 두고 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카드3사는 "상담사들의 급여에 대한 부분은 민감한 사항이라 아웃소싱업체와 협의를 진행해야 하지만, 쉽게 결정될 사항은 아니다"며 "최대한 상담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에서 계속해서 검토 중에 있으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3사가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현재 아웃바운드 상담사 550여명이 계약을 해지하며 일자리를 잃었다. 이유는 2월분 급여를 받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카드3사가 계속해서 협의만 하고 급여에 대한 부분은 명쾌히 결론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보상 늦어질수록 현장 떠날 수밖에 없다"

정부도 적극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어렵다. 정부는 텔레마케팅 영업제한과 관련해 사업주가 텔레마케터 등을 해고하지 않고 휴업, 훈련, 휴직의 고용유지조치 시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토록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우선, 1개월간 20% 이상 휴업을 실시하고 근로자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한 사업주에게 휴업수당의 2/3(대규모기업 1/2)을 지원한다. 또, 1개월 이상 휴직을 실시하고 휴직수당을 지급한 사업주에게는 휴직수당의 2/3(대규모기업 1/2)를 지원하고 있으며, 고용유지에 적합한 훈련을 실시하고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한 사업주에게는 지급된 임금의 3/4(대규모기업 2/3)과 훈련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무급휴업 근로자 지원금, 근로자생활안정자금 융자, 실업급여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기도 했다. 하지만, 카드3사는 그 어느 방안도 선택하고 있지 않고 계속 협의만 진행하고 있어 상담사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생계유지를 위해 급여를 받아야 하는 상담사들은 보상이 늦어질수록 상담사들은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며 "카드3사의 보상이 늦어진다면 정부가 선조치를 하고 추후 카드3사로부터 돌려받는 방안이라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황 사무총장은 이어 "카드3사에서 보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 정부, 사용업체, 아웃소싱업체 대표 모임을 통해 방안을 마련해 상담사들이 더 이상 생계를 위협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