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타이젠폰'이 황창규 KT 회장의 경영능력 검증에 어떠한 변수가 될지 업계가 벌써부터 호들갑이다. 실적부진과 대출사기 등 잇단 악재를 겪고 있는 '황창규호'가 이르면 올 상반기 출시될 '타이젠폰'을 끌어안을지 업계는 예의주시 하고 있다. 업계는 타이젠연합 내부 분열과 기존 시장에서의 희박한 성공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지만,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내용을 살펴봤다.
올 상반기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삼성전자(005930) 타이젠폰이 KT(030200)를 통해 출시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황창규 KT 회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타이젠폰이 KT를 통해 출시되면 '바다폰' 이후 단말기와 OS·통신사 모두 국내 기업이 관여한 첫 사례가 된다. 업계도 삼성전자 출신 황 회장과 친정 삼성전자의 지원사격 등 상호 시너지와 비통신 분야 전문가의 통신 분야 첫 시험무대라는 관전 포인트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서는 검증되지 않은 타이젠 OS가 구글과 애플로 이뤄진 운영체제 양강구도를 깰 수 있을지에 대해 미심쩍은 분위기다.
◆흔들리는 타이젠연합, 스스로 한계 드러낸 꼴?
삼성전자와 함께 타이젠연합에 소속된 KT는 지난해 11월에 열린 '타이젠 개발자 서밋 2013'에서 한국 통신사 대표로 참여해 "iOS와 안드로이드 편중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HTML5를 기반으로 하는 타이젠의 등장은 모바일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인텔을 주축으로 한 타이젠연합은 몇몇 회원사들의 탈퇴로 인해 흔들리고 있으며 타이젠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이 삼성전자와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새롭게 통신시장에서 도약하기 위해, 삼성의 타이젠폰의 KT 출시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KT |
일본 1위 통신사인 NTT도코모는 지난달 말 타이젠폰 출시를 미루겠다고 발표했으며,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도 타이젠폰 출시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통신사 스프린트와 스페인 텔레포니카는 타이젠연합에서 탈퇴했다. 잇따른 통신사들의 타이젠연합 탈퇴로 인해 타이젠폰 향방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모바일 환경을 이루는 앱 수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모바일 앱 마켓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안드로이드의 구글플레이 제공 앱 수는 100만개를 넘어섰고, iOS의 앱스토어 제공 앱수는 90만개를 기록했다.
반면, 타이젠의 앱은 6000개 정도로 알려져 있어 안드로이드와 iOS의 앱에 익숙한 사용자가 타이젠 앱에 만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타이젠폰 리스크에 업계 미심쩍은 분위기
업계 일각에서도 타이젠폰이 기존의 OS에 비해 리스크가 크다며 시장 성공 여부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타이젠연합 통신사들은 빠져나가고 있고, 삼성전자 및 제조사들은 타이젠폰 출시를 계속 미루고 있다"며 "소비자는 안드로이드와 iOS에 만족하고 있으며, 앱 개발자는 두 OS만으로도 벅찬데 굳이 소비자 없는 타이젠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와 iOS가 운영체제 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동통신사가 증명되지 않은 타이젠의 리스크를 받아들일 만한 이점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황 회장이 친정의 타이젠폰을 놓고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반도체 분야에서 보여준 황 회장의 성과와 리더십이라면 KT에서도 믿고 따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회자되고 있다.
다만, KT가 현재 최악의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황 회장이 검증되지 않은 타이젠폰을 통한 모험을 선택할 지는 미지수다.
KT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 이 같은 실적악화로 신용등급은 강등 당했고, 계열사 KT ENS 직원의 30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까지 겹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 타이젠폰 출시 후 KT가 시장 테스트용으로 받아줄 수는 있겠지만, 주력모델로 내세우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 인기 높은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을 선보였던 때와 같은 적극적 자세가 아닌 구글 넥서스를 출시했을 때와 비슷한 소극적 분위기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타이젠폰이 출시된다면, KT가 받아들일 수는 있다"고 언급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