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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찬선의 이론조론: '2013 콜센터 CRM Tokyo' 전시회를 다녀와서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기자  2014.02.17 10: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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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11월14일과 15일 양일간에 걸쳐 '2013 콜센터 CRM Tokyo' 전시회가 일본 동경 이케부쿠로 지역에 위치한 선샤인시티 컨벤션타워에서 개최됐다.

일본에서 콜센터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와 기관들이 매년 참가하는 콜센터와 고객관계관리(CRM) 분야의 가장 큰 행사로 약 180여개 기업이 참가해 다양한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었다.

같은 주인 11일에서 13일까지, 3일 동안 한국에서 개최된 APCCAL 2013(아시아퍼시픽콜센터협의회)행사 직후에 열린 행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일(韓日) 양국 간의 행사의 분위기와 전시 내용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특히, 국내 콜센터나 CRM 관련 전시회나 세미나에 대한 낮은 관심과 차분한(?) 행사장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180여개에 달하는 많은 업체들의 참가와 그 열기에 내심 놀랐는데 지난해 행사는 2012년에 비해 축소되고 그 열기 또한 다소 가라앉은 면이 있다고 하니 부럽기도 했고, 국내의 상황이 안타깝기도 했다.

이번 '2013 콜센터 CRM Tokyo' 전시회에 국내에서는 관련 분야 기업 5개사가 참여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넥서스커뮤니티는 본 행사에서 지난 수년간 당사의 솔루션과 기술을 소개해 오고 있었고, 올해에는 국내 굴지의 SI 기업인 LG CNS를 비롯해 보이스토어, 퓨렌스, IR링크 등의 회사가 참석해 교환기, 녹취, IVR 등 콜센터 관련 자사의 다양한 솔루션과 기술을 소개했다.

그럼, 본 행사에 참석하면서 느낀 몇 가지 소감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우선 전시회에 참석하는 일본 기업들의 태도와 분위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국내 전시회 경우 다소 형식적이거나 가볍게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면 일본에서는 행사시작 전에 회사에서 참가한 직원들이 함께 모여 토론을 하고, 심지어 일시적으로 고용된 행사 도우미들조차 행사기간 내내 회사 직원들 못지않게 열성적으로 호객하듯 관람객을 모으고 자사의 솔루션과 기술 안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행사장에서 관람객을 끌기 위한 각 부스에서의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곤 해 행사 준비위원회에서 수시로 그 수위를 넘어서는 업체에 대해 주의를 줄 정도라고 한다.

공교롭게도 2012년 여름 중국 북경에서 있었던 비슷한 행사에서 필자가 보았던 각 회사의 전시부스에서 여기저기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채팅을 하며 전시회에 임하던 몇몇 행사요원들과 도우미 모습이 연상되면서 한중일(韓中日) 삼국(三國)의 행사장 분위기가 머리를 스쳐갔다.

단정적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상황을 비교하고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전시행사에서 회사를 홍보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새롭게 구축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로 인식하는 좀 더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생각을 뒤로한 채 일본에서 알게 된 한 중소 S/W기업의 대표가 전시장에 일찍 나와 직원들과 도우미를 모아 놓고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모습을 보며 전시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콜센터와 CRM 솔루션 분야에서도 외국, 특히 미국 솔루션 기업들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전시장 중심부를 차지한 대규모 부스는 어김없이 미국 솔루션 기업들이 차지했고 많은 직원들과 도우미를 동원해 작은 세미나를 개최하고 다양한 솔루션을 소개했다.

다만, 여러 기업의 부스에서 자세한 설명을 요청하고 들으면서 느낀 점은 외국의 선진기술과 솔루션들이 일본에서 새롭게 가치가 부가되거나 부가기술이 만들어지기 보다는 비교적 기본적인 수준에서 단순 판매에 급급하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일본의 몇몇 중견기업의 부스를 방문하면서 자사의 솔루션이 하나도 없이 해외 벤더의 솔루션을 단순히 나열해서 소개하는 케이스를 보면서 이 기업은 왜 참석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이와 관련해 일본에서는 전시회에 참석하는 것이 새로운 솔루션을 소개하거나 회사를 홍보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을 현지의 한 직원으로부터 듣고 나니 그때서야 비로소 이해가 됐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모습이 있었다. 전시회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악수하고 나서는 어김없이 명함을 주고받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프라임경제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프라임경제
옆에서 볼 때는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이 얼마 전까지 교류해 오던 사이인 것 같은데 마치 처음 보거나 오랜만에 보는 것처럼 명함을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이런 현상이 일본의 시장규모가 커서 시장에서 서로 만날 기회가 적기 때문인 것인지, 일본의 라이프스타일이 업무적인 만남 이외에 개인적인 만남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과는 참 다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와 많은 유사점이 있고 시장규모도 커서 한국기업들에게는 참으로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이지만 이질적인 문화와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변수, 그리고 적지 않은 생각의 차이로 인해 많은 난관과 어려움이 있는 곳이 바로 일본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