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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디젤차량은 '열 받게' 하세요

노병우 기자 기자  2014.02.14 12: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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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며칠 전 서울 역삼역 근처 한 건물에 있던 저에게 지인으로부터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지인은 "나 지금 택시타고 있는데 역삼역에서 신호기다리고 있거든. 어떤 차인지 맞춰봐"라고 하는 겁니다. 뜬금없는 장난에 당황했는데요, 저는 투덜대며 창가로 가 몇 번의 실패 끝에 지인이 타고 있는 택시를 맞췄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창밖을 바라보면서 수많은 차들이 신호 앞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말 차가 많구나'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습니다.

   디젤 차량의 경우 겨울철 불가피하게 외부에 장시간 주차를 해야 할 경우 시동을 주기적으로 걸어 연료를 녹이는 것은 물론, 부품들에는 기름칠을 해줘야 한다. = 노병우 기자  
디젤 차량의 경우 겨울철 불가피하게 외부에 장시간 주차를 해야 할 경우 시동을 주기적으로 걸어 연료를 녹이는 것은 물론, 부품들에는 기름칠을 해줘야 한다. = 노병우 기자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등록차량이 전년대비 0.7% 증가한 154만3564대였습니다. 유종별 비중으로는 경유(디젤)가 43.5%로 1위였고, △휘발유(가솔린) 42.5% △LPG 11.4% 등의 순이었죠. 

놀랄만한 것은, 디젤 비중이 가솔린을 넘어선 것이 사상 처음이라는 사실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소비자들이 경제성을 중요시하면서 가솔린보다 연비는 높고 연료비는 저렴한 디젤차를 많이 찾는 추세인데요, 디젤차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진동과 소음도 업체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대폭 개선시키면서 디젤차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겨울이 되고 날씨가 추워지면 디젤차를 끌고 다니는 분들이 종종 시동 문제로 고생하시는 일이 많은데요. 디젤차의 관리 요령을 잠깐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겨울철 디젤차 시동 불량의 주된 원인은 연료인 디젤 때문인데요. 추운 날씨로 인해 연료 라인에 남아있던 디젤이 냉각돼 연료가 연료필터를 통과하지 못하는 바람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처럼 냉각된 디젤이 연료공급을 방해하는 만큼 디젤차에게 시동을 걸기 전 꼭 필요한 준비운동이 있는데요, 바로 예열(豫熱)입니다. 디젤차를 운전한다면 예열이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죠.

사람들도 운동하기 전과 후에 스트레칭을 하듯 디젤차에게도 시동 걸 준비와 끌 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게 바로 예열입니다.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바로 격한 운동을 하면 몸에 무리가 가듯이 예열을 하지 않고 차량을 운행할 경우 차에 무리를 줄 수 있는데요.

디젤엔진의 경우 가솔린엔진보다 무겁고, 터보차저 등을 장착한 만큼 추운 날씨에 워밍업이 선행되지 않으면 오일이나 냉각수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고 엔진 수명도 단축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따라서 디젤차를 열 받게 해 자동차의 심장인 엔진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줘야 합니다. 기온 등 외부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공회전에는 정해진 시간이 없지만, 보통 2~3분 정도면 기름이 한 바퀴 돌 수 있으니 이 정도로 예열했다가 출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히려 공회전 시간을 오래 할수록 쓸데없는 연료를 소모할 뿐 아니라 불완전연소가 발생해 일산화탄소 등 공해물질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조심해야겠죠. 또 반대로 운행을 다 했을 때에도 시동을 끄기 전 1분 정도의 후열을 해주는 게 좋은데요. 운행 중 열 받은 부품들이 식을 시간도 주자는 취지입니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서는 지상보다는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 것, 동절기 경유를 이용하는 것, 충분히 주유해주는 것도 디젤차량을 잘 관리하는 좋은 방법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