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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깨나 썼던' 순천고, 참담한 서울대성적표

박대성 기자 기자  2014.02.13 17: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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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권 최고 명문고로 꼽혔던 순천고교(교장 옥경재)가 올 대입에서 단 한 명의 서울대 합격자도 배출하지 못해 예전의 명성이 급속히 사그라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인숙 의원(새누리당·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13일 공개한 '2014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고교별 현황'에 따르면 광주 35개고교에서 103명, 전남은 28개 고교에서 70명의 합격자가 배출됐다.

광주·전남에서 가장 많은 서울대 합격자를 낸 곳은 광주고려고 9명, 전남광양제철고 11명으로 국·공립학교는 비교적 부진한 반면 사립고교들이 기세를 올렸다.

전남에서는 이 밖에 △전남과학고 6명 △순천매산고 5명 △전남외고·장성고·창평고 4명 △목포영흥고·목포정명여고·목포덕인고·영광해룡고·능주고 3명 △학다리고·광양고·순천여고·순천효천고·목포여고·홍일고·여수중앙여고·완도고 2명 등의 순으로 대다수가 사립고들이다.

반면 오랜 기간 명문고로 통했던 순천고는 한 명의 서울대 합격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서울대 1명, 2012학년도에는 4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냈었다.

   
일제시대 개교된 순천고. ⓒ 프라임경제
서울대 합격자가 고교순위를 가늠하지는 않지만, 사회평판과 신입생 선호도에서 순천고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순천고가 보통학교로 추락한 것은 평준화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교육계 대체적인 소견이다. 전남에서는 지난 2005학년도부터 목포, 여수, 순천시에서 고교평준화가 시행되고 있다.

평준화 이전에는 전남동부권 인재들이 순천고로 몰렸으나, 9년 전부터는 인재가 여타 고교로 고루 분배되고 있다. 더불어 순천고 위세에 눌렸던 사립고들이 평준화 이후 학업성취도에 많은 공력을 기울인 것도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로 전해진다.

순천고 졸업생 이모씨(51)는 "8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대합격자가 50~60명씩 배출됐는데 이제는 까마득한 옛날 얘기가 됐다"며 "명문고가 사라짐으로써 '교육도시' 이미지도 잃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관련 순천고 관계자는 "우리학교가 자립형공립고로 지정된 뒤 많은 투자를 했으나 기대에는 못미쳤다"면서 "예전에는 우수인재가 순고에 모여들었으나, 지금은 인재들이 타지역 고교로 유출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