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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어느 대리기사의 독백이 주는 여운

수동 변속기 연비 15% 개선, 가격도 착해 친환경 적합

김병호 기자 기자  2014.02.13 16: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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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 스파크 수동모델의 경우 지난해 1월에서 8월까지 5623대를 판매했으며,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 한국지엠  
한국지엠 스파크 수동변속기 장착 모델의 경우 지난해 1월에서 8월까지 5623대를 판매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자동변속기 장착 모델의 경우 3만8964대를 판매해 수동모델과 현격한 차이를 나타냈다.(사진 왼쪽 스파크 자동 변속기, 오른쪽 수동 변속기 장착 모습) ⓒ 한국지엠
[프라임경제] 국내에서 음주운전에 대한 심각성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으며, 이를 단속하고 규제하기 위해 경찰은 물론 사법권의 움직임도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유독 호황을 띈 사업이 대리운전사업인데요. 우연히 만난 대리기사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손님 차가 자동기어가 아닌 수동으로 등록돼 있어요. 기사들이 꺼려해서 기다리느라 오래 고생하셨겠네요."

또 이 대리기사는 "예전에 이용했던 고객정보가 대리회사에 저장돼 있어서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수동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어, 고객이 신청을 해도 배차가 어렵습니다"라고 말을 보탰습니다.

문득 예전 한 선배의 구형 쏘나타를 타고, 대리기사를 불렀던 기억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유난히 대리운전을 신청하면 늦게 나타났던 사실이 이제야 이해가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친환경과 효율성 등이 강조되면서 디젤세단과 하이브리드 모델 등이 자동차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국제적 환경규제의 강화와 함께 이제는 대형차를 구입하면서도 효율성과 연비를 꼼꼼히 따지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으며 가격과 디자인, 성능과 효율성은 자동차를 선택하는데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디젤 세단, 하이브리드 등 여러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정작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자동차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자동변속기 대비 수동변속기 차량은 가격이 약 100만원 이상 저렴한 것은 물론, 연비도 약 15% 이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리비와 고장이 적다는 이점도 커 친환경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흐름에 외면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에너지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우 수동변속기 차량의 이러한 여러 장점에도 불구, 클러치 조작이 불편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할 정도입니다. 그나마 경·소형차의 경우 간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마저 이제 자취를 감추는 실정입니다.

유럽에서는 두 대의 차 중 한 대가 수동 변속기 차량에 해당될 정도로 이를 권장하고 있으며, 떠오르고 있는 시장인 중국도 전체 차량 60% 이상이 수동변속기를 장착해 운행 중입니다.

반면 국내는 수동변속기 차량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자동변속기 차량 운전면허까지 만들어 발급하고 있는 상황이죠. 에너지 약 97%를 수입하는 것도 모자라 에너지 소모증가율 또한 세계 최고수준인 우리나라.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수동 변속기가 외면당하는 것은 물론, 오토면허 등의 정책적인 면은 시대를 역행하는 모습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수동변속기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수동변속기 차량들에게 세제혜택 등의 적극적인 이점을 제공한다면 친환경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 부각될 수 있을 터인데…. 아쉬움이 남습니다.